[최인태의 사주칼럼] 귀거래사(歸去來辭)

2017년 03월 15일(수) 19:25

우리는 작금(昨今)의 현실에서 부귀영화(富貴榮華)가 한순간의 바람이자 이슬이자 촛불임을 보고 있다. 우리나라의 최초의 여성대통령은 허망하게 탄핵으로 모든 권력을 잃어버렸고 북쪽의 황태자는 몇백 달러를 받은 외국여성들에게 비극적으로 삶을 마감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부자인 재벌계의 황태자는 구속돼 있고 권력의 그림자에서 수십 년 동안 부귀를 누렸던 음지의 권력자들도 철창신세를 지고 있다. 그들 모두다 세상에서 바라보는 최상위의 권력과 부를 가진 사람들이었다.

그들의 현재의 마음은 어떨까. 억울함과 분노로써 하루하루를 보내는 사람도 있겠지만 소소한 삶의 참행복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깨닫게 되는 소중한 시간을 갖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중국(中國) 동진(東晋)·송(宋)의 시인인 도연명(陶淵明)은 그의 나이 41세 때 마지막 관직인 팽택현의 지사(知事) 자리를 버리고 세속과의 결별을 하면서 유명한 귀거래사(歸去來辭)를 썼다.

귀거래사는 세속의 부귀영화를 버리고 자연을 벗 삼는 전원생활 속에서 인간성과 참행복을 되찾는 기쁨을 표현한 글이다. 지금 이 시대에 그가 쓴 글의 단편을 보며 인생에서 즐거움과 행복은 자연과 일상에도 얼마든지 있음을 음미해볼 필요가 있다.

“돌아왔노라. 세상과 사귀지 않고 속세와도 단절이다. 세상과 나는 서로 인연을 끊었으니 다시 벼슬길에 올라 무엇을 구하겠는가. 친척들과 정담을 나누며 즐거워하고 거문고를 타고 책을 읽으며 시름을 달래련다. 농부가 내게 찾아와 봄이 왔다고 일러주니 앞으로는 서쪽 밭에 나가 밭을 갈련다. 혹은 장식한 수레를 부르고 혹은 한척의 배를 저어 깊은 골짜기의 시냇물을 찾아가고 험한 산을 넘어 언덕을 지나가리라 나무들은 즐거운 듯 생기 있게 자라고 샘물은 졸졸 솟아 흐른다. 만물이 때를 얻어 즐거워하는 것을 부러워하며 나의 생이 머지않았음을 느낀다”라고 했다.

생(生)철학의 권위자이고 시인이자 철학자인 니체는 “어느 시대에나 그렇듯이, 오늘날에도 인간은 역시 노예와 자유인으로 나뉜다. 하루의 3분의 2를 자신을 위해 쓰지 않는 자는 그가 정치가이든, 관리이든, 학자이든 그저 노예일 뿐”이라고 했다.

유한(有限)한 인생을 무한(無限)한 인생으로 착각하고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눈앞의 현실의 욕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후회되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어떤 사람의 불행과 절망은 또 다른 사람들에게는 교훈과 깨달음을 줄 수도 있다. 지금 우리는 대한민국 최 상위 1%의 사람들로 인해 인생에서 과연 무엇이 중요한지 큰 공부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