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자가 고통받는 세상 이현 |
| 2017년 03월 16일(목) 19: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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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두 사람은 ‘4곱하기 7’이라는 곱하기 문제를 놓고 싸움이 일어났습니다. “4곱하기 7은 27이요, 27!”고집이 엄청 센 사람이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아이고 답답해라. 몇 번이나 말해야 알아먹겠소? 4곱하기 7이 어떻게 27입니까? 4곱하기 7은 28이라니까요, 28!” 똑똑한 사람은 가슴을 퍽퍽 치며 말했습니다. 하지만 고집이 엄청 센 사람은 또 다시 목소리를 높여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습니다. 그 누가 뭐라 해도 4곱하기 7은 27이라고요. 구구단은 사사로운 개인적 의견이 아니고 고려시대 때부터 내려온 불변의 규칙이라 설명하고 또 설명해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생각 끝에, 똑똑한 사람은 고집이 엄청 센 사람의 손을 잡고 고을 원님을 찾아가 시시비비를 가려줄 것을 요청하였습니다. 똑똑한 사람의 간청에 고을 원님은 한참동안이나 둘을 번갈아 쳐다보더니 고집이 엄청 센 사람에게 먼저 물었습니다.
“4곱하기7이 27이라 말하였느냐?”
“그럼 27이지 28입니까? 저는 정말 억울합니다. 당연한 사실을 당연하게 말했을 뿐입니다.”
고집이 엄청 센 사람의 말에 고을 원님은 다음과 같은 명을 내렸답니다.
“27이라 답한 놈은 풀어주고 28이라 답한 놈은 곤장을 열 대 쳐라.”
고을 원님의 말에 고집이 엄청 센 사람은 똑똑한 사람을 놀리며 그 자리를 유유히 떠났고 똑똑한 사람은 곤장을 열 대나 맞아야 했답니다. 아니, 이게 무슨 조화란 말인가?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힌 똑똑한 사람이 고을 원님께 하소연을 했답니다. 어떻게 이러실 수가 있냐고요. 4곱하기 7을 27이라고 하는 건, 하늘을 땅이라 하고 땅을 하늘이라고 우기는 거와 똑 같은 거라고요. 그러자 고을 원님은 살포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답니다.
“4곱하기7을 27이라고 우기는 아둔한 놈이랑 싸운 네놈이 더 어리석은 놈이니라.”
2017년 3월12일 저녁시간.
“그래, 그래도 한 마디는 하겠지?”
“청와대를 나오는 마당에 그래도 한 마디 사과는 있겠지?”
청와대를 나와 삼성동 자택으로 향할 거라는 소식에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았다. 참으로, 진심으로 바라고 바라며 텔레비전을 응시했다. 대통령의 의무를 성실히 임하지 못해 참으로 죄송하다고, 헌재의 결정을 존중하며 승복하겠노라고. 하지만 바람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정성스레 올린 올림머리에 환한 미소, 시간은 걸리겠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질 것으로 믿는다는 메시지가 전해질 뿐이었다. 허, 기가 막혔다. 도대체 생각은 있는 건가? 자신을 믿고 뽑아준 국민들의 마음을 저런 식으로까지 배신해야만 하는가? 해도 해도 너무 한다는 생각에 한참을 부글부글 화를 내다 그래, 기대한 내가 잘못이지, 싶었다. 자신의 죄를 온전히 받아들이며, 진심으로 사과하며 뉘우칠 사람이라면, 처음부터 그런 식으로 행하지 않았을 테니까.
그래서 생각한다.
참으로 시끄러운 세상, 조금이라도 더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라도 지켜야 할 수칙1호는, “참고 또 참으며 기다려도 기대하지 못할 사람에게는 기대하기 말기!”라는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