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한 세월호 인양 시기 임채만 정치부 차장

2017년 03월 26일(일) 19:17

세월호가 1073일만에 수면위로 떠올랐다. 이르면 28일께 목포신항으로 옮겨질 전망이다. 생각보다 빠른 인양 속도에 모두가 놀라고 있다. 3년간의 기나긴 기다림 끝에 세월호 유가족을 비롯해 대다수의 국민들은 왜 이제야 인양이 가능했는가에 대한 의구심을 갖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이후 맹골수도 해저 44m에 가라앉아있던 세월호의 인양 절차가 종전에 지지부진했던 것과 정반대로 빠르게 진행되면서 사고 당시 미흡한 초동대처부터 정부의 세월호 특별조사특별위원회 연장조사 거부 등 진상규명에 거대한 방해세력이 있는 것 아니냐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9명의 미수습자 가족들을 비롯해 300명이 넘는 소중한 생명이 수장된 모습을 목격한 국민들은 더 이상 정부를 믿을 수 없는 트라우마를 간직하고 있다.

필자는 아직도 3년 전 2014년 4월16일을 잊을 수 없다. 두 번 다시 있어서는 안 될 대참사를 사건기자로서 현장을 취재하고자 진도실내체육관에 도착했을 때, 때마침 세월호에서 구조된 안산 단원고 학생들을 맞이할 수 있었다.

그 당시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다. 바닷물에 흥건히 젖은 몸을 담요로 감싼 채 운송차량에서 내려 체육관안으로 이동, 인솔교사들과 부둥켜 눈물을 쏟던 아이들. 살았다는 안도감보다는 침몰하는 세월호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친구들의 생사불명 소식에 아연실색하며 대성통곡했다.

이날 오후 안산 등 각지에서 가족들이 팽목항 및 진도실내체육관으로 도착했고 순식간 이 일대는 거대한 장례식장으로 변해버렸다. 대한민국의 안전이 우르르 무너져버린 순간이었다.

실종자의 생환을 오매불망 기다리며 체육관안에서 숨죽였던 유가족들은 자신의 가족과 DNA가 일치한다는 방송 소식에 기절하는 사태가 속출했다.

그동안 유가족들은 ‘진실을 인양하라’ 외치면서 법정에서, 거리에서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하지만 정부는 책임회피에 급급했고, 박 대통령이 탄핵되고서야 인양을 하게 됐다.

5월 대선을 앞두고 정권 교체가 유력한 가운데 손쉽게 이뤄진 인양 성공에 대해 현 정부는 속시원하게 해명해야 한다. 3년간 도대체 무슨 장애물이 있었길래, 이는 전 국민이 궁금해하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