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예술연합회 아카데미에 다녀와서 김영순 광주문화재단 빛고을시민문화관장

2017년 03월 27일(월) 19:43

며칠 전에 대구에 다녀왔다. 한국문화예술연합회(이하 한문연)가 주관하는 ‘2017 문예회관아카데미’ 교육 참석차였다. 전국의 문예회관 관계자 2백여명이 모인 가운데 경영·실무자과정을 비롯해 무대예술인, 대관실무, 공연기획, 전시기획, 문화예술교육, 홍모마케팅, 하우스매니저 등 몇 개 과정으로 나누어 전문직무교육 프로그램을 받았다. 무엇보다 유익했다. 특히 필자처럼 공연장 운영을 처음 맡은 이로선 어디에서고 만날 수 없는 알짜배기 내용을 알려주는 소중한 자리였다. 내부 사정으로 가야하나 말아야 하나를 몇 번이나 고민하고 떠났던 터라 가지 않았으면 커다란 손해였다는 생각을 거듭했다.

분명 위도상으론 광주가 더 남녁이건만 거긴 꽃이 만발했다. 아직 여기에선 피지 않거나 이제 꽃봉우리를 머물고 있는 갖가지 꽃들이 만개했다. 분지여서 따뜻한 날씨였던 덕택에 개화시기가 빠르나 보다 하면서도 마치 대구가 전국의 문예회관 담당인사들을 반기는 듯 싶어 기분이 좋았다. 더군다나 초면인데도 불구하고 너나없이 반갑게 인사하고 교류하는 분위기가 평소 한문연이 전국 네트워크에 얼마나 신경을 쓰고 사업을 펼치고 있는지를 단박에 알 수 있었다. 같은 방향을 보고 달려가는 이들의 단결된 힘이 아닌가 싶었다. 거기 모인 이들은 모두 공연장시설을 잘 운영해 각자 지역민의 문화향수를 널리 도모한다는 동일한 목적을 갖고 있었다. 그래선지 이야기도 잘 통했다. 전문적으로 세분화된 프로그램 과정에서 참석자들은 전문가들로부터 전문 지식과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더욱이 필자와 같은 신참자들은 앞서 시작한 경험자들에게 노하우를 개인적으로 전수받을 수도 있는 실전 교습소였다.

공연장운영이란 고도의 전문성을 요구하는 업무다. 공연법 2조와 8조에 의거해 문예회관은 공연예술의 육성을 위한 공간이고 음악 무용 연극 국악 곡예 등을 예술적 관람물을 실연해 공중에게 관람시키는 행위를 펼친다. 그 과정에서 당연히 전문성을 담보해야 한다. 바로 그 전문성을 위해 전국의 문예회관에서 대구에 모인 것이다. 문예회관과 공연장은 공연, 전시는 물론 교육을 행해야 하며 지역의 커뮤니티센터로서 기능해야 한다. 그리고 그 꼭지점엔 반드시 지역민의 문화향유에 기여한다는 점이 우뚝 서야 한다. 다시말해 지역민이 없이 고도의 전문성을 살릴 수는 없고 양질의 공연예술 콘텐츠를 개발하거나 유치할 필요도 없는 것이다. 때로는 지역단체를 지원해 그것을 잘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도 지역 문예회관이나 공연장이 해야 할 일이다.

빛고을시민문화관장으로 온지 기껏해야 2개월여가 된 필자에게 이 교육은 다딘 단 꿀물이었다. 먹을 때 달 뿐 아니라 영양도 만점인 꿀물 그 자체였다. 공연장 운영과 시설 관리를 잘 해야겠다는 막연한 생각만 들뿐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막막하던 차에 2박3일간 제대로 된 직무역량교육을 받고 왔다. 지역에서의 문예회관의 기능과 역할이 어떠해야 하고 시설관리는 또 어떻게 진행되어야 하며 지역 공연예술정책 수행을 어떻게 걸머져야 하는지에 대해 러프하게나마 구상하고 안을 세워보는 실마리를 잡을 수 있었다. 정말 유익한 교육이 아닐 수 없었다. 무조건 엎드리어 업무만 수행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라는 걸 새삼 다시 느꼈다. 해당분야 전문가들의 핵심 짚어주기와 같은 방향을 향해 뛰어가는 이들과의 소통은 정말 알짜배기 산 교육이었다. 실질적으로 업무 수행의 업그레이드가 되었을 뿐 아니라 좋은 기운을 받고 와서 그 짱짱한 기운이 아마도 6개월 이상 약효를 드러낼 성 싶다. 누구든 막막하면 같은 일을 하는 이들과의 교류를 통해 문제점을 풀거나 직무역량강화 워크숍이나 교육을 다녀왔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신참자가 해야 할 첫 번째 방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