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기름 유출 피해 어민 보상도 ‘하세월’ 유대용 사회부 기자

2017년 04월 04일(화) 19:51

지난달 31일 세월호가 출항 3년여만에 마지막 항해를 마쳤다. 온 국민이 그토록 바랐던 세월호 인양이 본격화 되면서 ‘이제라도 다행이다’는 생각이 들지만 또 다른 피해자들을 생각하면 입맛이 씁쓸하다. 바로 세월호 인양 과정에서 유출된 기름에 피해를 본 어민들이다.

세월호 인양과정에서 발생한 기름 유출로 인해 인근 어민들의 미역·톳·전복 양식장이 수십억원의 피해를 입었다. 해수부는 원활한 피해보상을 약속하지만 어민들의 걱정은 여전하다. 3년전 세월호 침몰 당시 피해가 발생했으나 지금까지 소송만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조도면 534가구가 진도군청에 신고한 세월호 인양 과정 기름 피해액을 합산하면 1천600여㏊에 55억여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접수가 진행 중인 만큼 최종 피해액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피해 입증도 어려울뿐더러 어민과 해부부간 입장차가 커 피해보상은 난항이 예상된다.

어민들은 즉각적인 피해보상을 원하는 반면 해수부는 업체 책임이라는 의견을 고수하고 있다.

어민들은 인양업체로부터 제대로 된 보상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감 때문에 피해보상금 선지급을 요구 중이다. 정부가 예비비를 투입해 피해보상금을 선지급하고 인양업체에 구상권을 청구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3년 전 세월호 침몰 당시 기름유출 피해 피해보상액을 놓고 현재까지 소송이 진행 중인 점을 감안하면 어민들의 우려도 수긍할 만 하다.

여기에다 구체적인 소득증빙을 갖추기 어려운 생계형 어민들이 많아 피해 입증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피해 어민들은 세월호 특별법 배상·보상 적용 대상도 아니다. 피해 입증을 하지 못하면 제대로 보상을 받을 수 없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정부는 이 같은 어민들의 요구에 선례가 없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법적 책임 주체가 인양 업체인 상하이샐비지로 명확한데 세금으로 지원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어민들은 피해어업인 구제기금을 신설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그동안 기름 유출 등으로 인해 어민들의 생계가 위협받을 때마다 가해자들은 피해보상을 미뤘기 때문이다. 인양까지 3년여가 걸렸다. 정부가 이번에도 대책 마련을 소극적으로 한다면 어민들에 대한 보상 또한 너무나 긴 시간이 걸릴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