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기는 나를 다듬는 멋진 일상 이현 아동문학가

2017년 04월 13일(목) 19:29

“거울아, 거울아, 이 세상에서 누가 제일 예쁘니?”

“이 세상에서 제일 예쁜 사람은 백설공주이십니다.”

눈처럼 하얀 피부로 태어나 이름까지 백설이 된 백설공주 이야기는 읽고 또 읽어도 재미있었다. 못된 계모의 계속된 괴롭힘에도 얼굴 한 번 찌푸리지 않고, 노하거나 슬퍼하지 않으며 언제나 밝은 모습인 그림책 속 백설공주 모습이 참으로 선해보였다. 계모가 내민 독 사과를 먹고 깊은 잠에 빠져버린 백설공주가 지나가던 이웃나라 왕자의 입맞춤으로 잠에서 깨어날 때도 기분이 좋았다. 그래, 그래, 착하게 사니까 복을 받는 거라고 생각했다. 마법에 걸린 물레바늘에 찔려 백 년 동안이나 잠이 든 ‘잠자는 숲속의 공주’를 길고 긴 잠에서 깨워준 왕자나, 유리 구두 한 짝을 들고 방방곡곡 헤매어 신데렐라를 찾아 낸 왕자를 만났을 때도 가슴이 두두둥, 뛰었다. 나도 한 번 스르륵 잠이 들어 볼까? 백마 탄 멋진 왕자가 다가와 나에게 입맞춤을 한다면? 와우~! 혼자 상상하며 혼자 설레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의문이 생겼다.

잠들어 있는 공주들 옆으로 이웃나라 왕자들이 지나가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그곳을 지나갔다하더라도 공주들을 발견하지 못했다면 또 어떻게 되었을까. 요정이 나타나 마차와 예쁜 드레스와 유리 구두를 마련해주지 않았다면 신데렐라는 왕자를 만날 수나 있었을까. 그러니까 뭐야, 혼자 스스로 해낸 건 하나도 없잖아. 눈 감고 잠자고 있는데 깨워주고, 무도회에 입고 갈 드레스가 없어 울고 있는데 도와주고, 급히 오느라 벗겨진 유리 구두 한 짝도 찾아준 거잖아. 치, 별거 아니네. 시간이 지날수록 시들해졌다.

“나는 멋지고도 넓은 곳에서의 모험을 원해요.”

얼마 전에 만난, ‘미녀와 야수’의 여 주인공 벨 덕분에 또 다시 힘이 났다.

아름다운 미녀와 마법에 걸린 야수가 사랑에 빠지고, 사랑 덕분에 마법에서 풀려난 야수는 멋진 왕자로 되돌아와 둘이서 오래오래 행복하게 잘 살았다는 이야기로, 익히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마음이 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