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대선, 호남 민심은 누구를 선택할까

박상원
편집국장

2017년 04월 17일(월) 19:57
‘5·9 장미대선’ 후보등록이 마무리되면서 17일부터 선거운동이 본격 시작됐다. 선거운동기간은 23일간, 불과 22일후면 앞으로 5년간 대한민국을 이끌 대통령이 선출된다. 박근혜·최순실게이트로 야기된 조기대선의 의미와 참혹했던 지난 4년여의 결과를 되짚어보며 국민들은 이번에는 제대로 투표권을 행사해야겠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후보의 자질과 능력, 도덕성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요구되고 있다. 최선의 리더는 아니더라도 차선을 선택할 수 있는 후보를 선택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17일 현재 대선 후보간 지형도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뚜렷한 양강 구도를 형성하며 물고 물리는 백병전을 치르고 있는 양상이다. 특히 후보등록 전 마지막 여론조사까지도 오차범위 내 초접전 양상으로 선거운동기간 내내 안갯속 혈투가 이어질 전망이다. 문 후보측은 수직 상승세를 보이던 안 후보의 지지율이 조정국면을 맞았다고 보고 박빙우세의 판세를 선거운동 초반 확실한 우세로 전환하겠다는 기세다. 안 후보측은 호남에서 ‘안풍’을 일으켜 후보의 고향인 부산·경남과 수도권으로 확산하는 ‘동북 진군전략’을 구사하겠다는 전략이다.

문·안 후보의 초접전 상황에서 지난 13일 진행된 첫 TV토론은 두 후보의 리더십 문제를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였다. 우선 외교·안보분야에서 두 후보는 사드 배치, 개성공단 재개, 한미동맹 등에서 말을 바꿨다. 문 후보는 사드 배치에서 당초 강력하게 반대했으나 이후 찬성과 반대 가능성을 열어놓고 다음 정부서 결정 등으로 입장을 바꿨다. 안 후보도 사드 배치 반대에서 국가간 합의라며 찬성으로 돌아섰다. 안보문제는 정책의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을 담보할 대통령의 확고한 인식과 의지가 중요하다.

또 국민통합에서도 리더십의 불안정을 드러냈다. 문 후보는 선거대책위 구성에서 경선 경쟁자 측 인사와 보수 진영 후보를 영입하는 등 통합을 강조하고 있다. 적폐세력 출신의 당 후보라고 대놓고 편 가르기 하는 모습은 큰 리더십은 아니다. 이전 열혈지지 세력을 두둔하는 친문진영의 아바타란 의구심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안 후보도 40석의 소수 정당으로 진보·중도·보수를 아우르며 한 바구니에 담고 있는 형국으로 안정성 측면에서 불안감이 없지 않다.

이번 선거의 최대 변수 가운데 하나인 호남 민심은 경선과정에서 두 후보에게 과반이상의 표를 몰아줬다. 과거 대선에서 호남 민심은 본선에서 1명의 후보에게 몰표를 줬다. 그러나 이번 대선의 본선게임에서 호남민심은 누구의 손을 들어줄 지, 호남 발전을 위해 진정으로 실현해 낼 후보는 누구인지 면밀하게 지켜보고 있다. 그동안 호남의 소외를 해소하겠다고 나선 후보들의 공약은 차고도 넘친다. 하지만 공약 이행율은 미미한 수준으로, 박근혜 정부의 경우 10%선에 머물고 있다.

이번 대선에서 문 후보는 호남공약으로 에너지신산업 거점도시 육성을 비롯 아시아문화중심도시 2.0시대 선언, 미래형자동차 생산기지 및 부품단지 조성, 서해안 관광·휴양벨트 조성 등의 공약을 내놨다. 안 후보는 미래 자동차 산업을 비롯 국가 우주항공산업 거점 육성, 에너지신산업클러스터 조성, 나노융합선도구역 조성, 무안국제공항서남권 거점공항 육성 등의 광주·전남 미래프로젝트를 제시했다.

하지만 공약 대부분이 그간 다뤄졌던 호남의 대표적인 현안들의 나열에 그치는 수준이다. 구체적인 실행계획이 없는 것은 물론 대형 프로젝트는 아예 구상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과거 노무현 대통령의 국토균형발전을 위한 ‘광주 문화수도’ 공약 같은 발상의 전환을 찾아볼 수 없다. 현재 내놓은 공약도 제대로 이행될지 실현에 의문이 든다. 구체적인 예산 규모와 실현 방법을 제시해야 신뢰와 진정성에서 공감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호남 민심은 두 후보에게 말뿐인 공약이 아닌 실현될 수 있는 구체성과 신뢰의 공감을 주문하고 있다. 실천의 진정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호남민심은 이제 호응하지 않을 것이다.

이번 대선결과는 내년 지방선거에도 변수로 작용한다. 대선에서 호남 민심을 얻지 못하면 내년 지방선거에서도 그 영향력은 이어질 수밖에 없다. 선거 때만 되면 으레 민주세력의 텃밭이라며 찾아오는 후보를 호남민심은 이제 거부한다. 호남의 미래 발전을 위해 신뢰할 수 있는 진정성을 제시하는 후보가 누구인지, 호남민심은 지켜보고 다음달 9일 대선에서 투표로 보여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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