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대통령 ‘국민 통합’ 험난하다 임채만 정치부 차장

2017년 04월 23일(일) 19:03

제19대 대통령 선거가 2주 앞으로 다가왔다. 대선 후보들은 하루 24시간이 모자랄만큼, 빽빽한 스케줄을 소화하며 강행군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 보수 정권의 심판 성격이 강한 이번 선거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양강 구도가 굳어지면서 정권교체는 기정사실화됐다.

양 후보는 쌍방 공방 속 펼쳐지는 네거티브와 검증 사이에 위험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이는 자신의 지지기반은 견고히 하고 상대방의 지지층을 허물려는 전략이다.

남은 기간을 고려하면 콘크리트 지지층의 변화는 거의 힘들고 부동층의 표심을 노리는 수법인 것이다. 하지만 벌써 이 과정에서 피해자들이 양산되고 있다. 특히 온라인상에서다. 페이스북, 다음, 네이버 등 인터넷상에서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를 옹호하는 댓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문제는 상대방을 모함하는 수준을 넘어 집단 학살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선의의 경쟁이 아쉬운 대목이다. 정권을 잡는다는 데 이게 순진한 말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유력한 두 후보 모두 ‘국민 통합’을 자신이 최적임자로 내세운 만큼, 누가 되든 차기 정부에서 이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지 벌써 우려스럽다.

또 이번 선거에서 지역 갈등은 예전보다 덜한 반면, 세대 갈등이 심화돼 새로운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런 현상이 더욱 고착화되면 차기 정부의 국정동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19대 대통령은 ‘독이 든 성배’의 끝판왕이 될 수 있다는 경고를 하고 있다. 곤두박질친 국내 경제, 북한의 핵실험 속 사드 배치로 인한 한중관계 악화, 트럼프 미 행정부와 무역 마찰 등 풀어야 할 현안이 산적해 있어서다.

이 와중에 분열된 국론은 위기의 대한민국을 나락으로 떨어지게 하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 결국 차기 대통령은 갈기갈기 찢어진 국론을 하나로 묶는 책무를 먼저 실행해야 한다. 통합의 리더십은 의견이 다른 상대방을 존중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국정농단으로 촉발된 촛불민심은 그 어느때보다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유권자들은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최적의 후보를 선택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