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멋대로 왜곡한 전두환 회고록

이호행 사회부 기자

2017년 04월 25일(화) 18:51
‘뇌는 기억하고 싶은 것만 한다.’ 최근 광주시민들의 공분을 일으킨 전두환 회고록 1편을 보고 내린 생각이다. 회고록에서 전 씨는 ‘5·18, 신화 자리를 차지한 역사’라는 소제목을 달고 자신이 기억하고 있던 5·18의 기록을 회고했다. 하지만 그가 기억하는 5·18은 폭동이었고 국군에 의한 학살이나 발포는 없었다. 같은 사실을 두고도 왜곡되는 기억에 대해 광주 시민들은 ‘37년만에 쿠테타를 당한 기분이다’, ‘회고록을 빨리 전면 폐기해야 한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5·18기념재단과 오월단체는 명예훼손과 회고록 출판금지 가처분 신청까지 하겠다며 강도 높은 법적 투쟁까지 예고한 상황이다.

회고록을 보고 느낀점이라면 전씨는 어쩌면 자신을 정당화 하기 위해 일부러 자신의 기억을 왜곡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북한군 침입의 경우 회고록 이전 전 씨는 당시 북한군의 침입 흔적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없었다. 당시 모든 국제 정세를 관찰한 미국 CIA도 김일성과 북한은 남침을 계획하지도 준비하지도 않고 있으며 이들은 남한에 개입할 의도를 전혀 갖고 있지 않았으며 광주에도 오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번 회고록에서 일베와 지만원이 주장했던 ‘북한군’설을 받아들인 전 씨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자신의 기억을 스스로 왜곡하고 조종하고 있다는 것을 확신하게 된다. 자신이 믿고 싶은 사실만을 믿으면서 의도적으로 회고록을 통해 왜곡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전씨의 회고록에 대해 가볍게 대처해서는 안된다. 재임 기간에 광주 시민들을 학살하고 내란죄에 대해 뉘우치기는커녕 아무런 반성을 하지 않은 채 망언을 쏟아내는 것을 바라만 본다면 후세에 다른 이들도 전 씨처럼 똑같은 행위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회고록 파문은 37년이 지났지만 5·18민주화운동이 아직도 끝나지 않았음을 절절히 느낀다. 아울러 전씨를 비롯한 많은 역사왜곡 세력들이 다시는 이러한 거짓말을 하지 못하도록 엄중한 심판이 빠르게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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