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의료 활동’ 체계적 연구 이어져야 유대용 사회부 기자

2017년 05월 02일(화) 18:33

전남대병원이 ‘5·18 10일간의 야전병원’을 출판하면서 당시 의료진들의 증언이 주목받고 있다. 이들 의료진의 증언모음집은 계엄군의 무자비한 진압과 80년 5월 광주의 아픔을 상세히, 그리고 체계적으로 나타내는 자료이기 때문이다.

이 책에는 故 조영국 당시 전남대병원장, 노성만 전 전남대총장, 김신곤, 전 전남대병원장 등 의사와 간호사 총 28명의 증언이 220여쪽에 걸쳐 실렸다. 당시 상황 및 전남대병원에 기록된 시민들의 피해도 구체적으로 담겼다. 진실규명에 큰 보탬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는 이유다.

이처럼 37년 만에 책으로 한데 엮인 의료진들의 증언이 재조명받는 것은 분명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그동안 당시 상황에 대한 체계적인 분석·연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당시 의료 활동에 대한 연구가 공개된 것은 ‘5·18 10일간의 야전병원’을 포함해 단 두 차례에 불과하다. 최초의 증언집은 1996년 광주시의사회가 지역의료기관들의 활동을 담은 ‘5·18의료활동’이다. 이 증언집은 남아있던 진료기록부를 토대로 5·18 사상자 현황을 추정한 것이다.

의료진의 증언을 모았다는 의미는 있으나 체계적인 분석·연구까지 이어지진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이후 20년이 넘도록 5·18 의료 활동에 대한 연구는 빛을 보지 못했다.

2008년 5·18 연구자가 직접 나선 한국의사100년 기념재단의 ‘5·18민중항쟁 의료활동에 대한 재조명사업 연구용역 보고서’가 있긴 하지만 미공개 자료로 남았다.

공개된 5·18 의료 활동에 대한 연구물 중 유의미한 자료는 전남대병원의 증언모음집이 최초라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다만 5·18 의료 활동에 대한 분석·연구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광주시의사회의 ‘5·18의료활동’을 포함해 이번 증언모음집 집필에 5·18 연구자가 참여하진 않았다.

증언모음집을 넘어 5·18 연구자가 직접 참여하는 분석·연구가 필요한 때다. 당시 의료진 일부는 이미 작고한데다 남은 의료진 대부분도 노령이어서 빠른 시일 안에 체계적인 연구로 이어져야 한다. 이번 증언모음집이 5·18 의료 활동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로 이어지는 밑거름이 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