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인 선생의 역경 강좌] (27) 진퇴가부(進退可否) 통변비결 (하) “진퇴·가부 알기 위해 전도생괘법 (轉倒生卦法) 활용”

2017년 05월 08일(월) 19:10

同人(062-654-4272)

전강(前講)에 이어 일의 추진을 위해 나아갈 것인가, 일의 추진을 포기하고 물러설 것인가. 즉 진퇴가부를 알기 위해서는 전도생괘법(轉倒生卦法)을 활용한다. 먼저 내괘를 전도하는 실점예를 들어 설명한다.

심중에 괴로움이 그치지 않는 모씨의 일의 길흉을 점해 ‘손위풍(巽爲風)’ 불변괘를 득괘하고 다음과 같이 점단했다. 외괘 손괘를 도태(倒兌)로 보니 모씨에게 의론꺼리를 가지고 만나러 온 사람이 있는데 모씨는 이에 응하지 않고 상대방과 대화를 하지 않으려고 등을 돌리고 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이 태도는 진퇴의 도리에 적합하지 않다. 자신의 불만을 참고 그 자를 관용으로 대하고 이쪽에서 나아가서 그의 상담에 응하면 즉, 손의 내괘를 전도(轉倒)시켜 보면 ‘풍택중부(風澤中孚)’괘가 돼 서로 신의가 온전해져서 양자 간의 관계가 돈독해 진다. 만약 이에 반해 현재처럼 상대방으로부터 상담을 회피하고 도망치려고 하면 바람이 부는 소란과 같은 손풍의 분란은 끊이지 않고 쌍방에게도 서로 도움이 안된다.

다음은 외괘의 전도(轉倒) 변화 점법으로 상대방의 진퇴에 의한 변화를 점치는 법이다.

이 점법은 외괘를 전도해서 상대방의 진퇴 응부에 의해서 가져올 변화를 그 괘상에 의해 판단하는 것이다. 예컨대 ‘산풍고(山風蠱)’의 외괘를 전도해서 ‘뇌풍항(雷風恒)’을 삼거나 혹은 ‘택천쾌’의 외괘를 전도해서 ‘풍천소축(風天小畜)’으로 삼는 것이다. 이에 대한 실점예로 소문이 좋지 않은 모 여인과 내연(內緣)의 관계를 맺고 그로 인해 사회적 신용을 잃어가는 한 남자의 운세를 점해 ‘박지곤(剝之坤)’ 상효변을 득괘하고 다음과 같이 점단했다.

박(剝)괘는 ‘양(陽) 하나가 곧 다 허물어져서 세상에서 그의 신용이 실추돼 세상에 나서기도 어려운 처지에 이른다’는 점시이다. 양자의 관계를 보면 남자보다 여인 쪽이 더욱 열렬하다. 그것은 상대방인 여인은 외괘의 간(艮)으로 간은 도진(倒震)이므로 아주 적극적으로 그에게 접근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여인이 남자에게 맹진해 오는 것을 멈추게 해서 물러나게 한다면 즉, 외괘를 전도시켜 ‘뇌지예(雷之豫)’ 괘가 돼 다행히 위험을 탈출해 기쁨을 얻게 되는데 이대로 가면 ‘산지박(山地剝)’의 일양(一陽)은 끝내 곤(坤)의 지중(地中)에 빠져서 함께 동반자살의 위험이 있다고 점단했다.‘홍몽선(洪夢鮮)’

또 하나의 실점예로 모씨의 자금 대출 성사 여부를 점해 ‘택뢰수(澤雷隨)’ 불변괘를 득괘하고 다음과 같이 점단했다. 수(隨)의 내괘 진(震)인 내쪽은 어떻게 해서든 자금을 대출 받으려고 상대쪽을 향해서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는데 외괘인 상대는 태(兌)의 입구를 등지고서 이쪽의 요구를 외면하고자 하기 때문에 결국 대출은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시이다. 그러나 외괘의 태를 전도시켜 ‘풍뢰익(風雷益)’괘가 되도록 한다면 즉 상대가 내쪽 요청을 들어 서로에게 이익이 되니 대출이 성립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익(益)은 대리(大離)의 닮은 꼴(似卦)이고 이화(離火)는 문서를 의미하니 대출에 필요한 차용증서와 대출금의 용도 등을 분명히 밝혀서 그의 양해를 구함과 동시에 보증인에게도 부탁해서 연서로 보증서까지 첨부해 지불기일을 엄수한다는 각서까지 보내도록 한다면 상대방도 신청에 응해 대출해 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혼자서 아무리 쫓아 다녀도 대출건은 성사되지 않는다. ‘마세쥬슈(眞勢中州)’

다음은 내외괘 전도 변화 점법으로 나와 상대방 모두가 진퇴하는 경우의 점법이다. 이 점법은 내괘의 전도와 외괘의 전도를 동시에 행해 내쪽도 상대방도 함께 나아가고 혹은 함께 물러서는 경우에 생기는 변화를 그 괘상에 의해서 판단하는 점법이다.

예컨대 ‘풍뢰익(風雷益)’의 내외 양괘를 함께 전도시켜서 ‘택산함(澤山咸)’을 만들거나 또 ‘뇌풍항(雷風恒)’의 내외 양괘를 전도시켜 ‘산택손(山澤損)’ 괘로 만드는 것이다.

다음 아래의 실점예로 상담거래의 가부를 점해 ‘손지박(損之剝)’ 초, 이효변을 득하고 다음과 같이 점단했다. 이 상담거래는 대단한 손실을 발생시켜 결국은 점포 자체의 운명까지 기울어질 우려가 짙으니 필히 보류해야 한다. 내쪽에서 이 상담거래에서 손을 떼면 내전(內轉)해서 ‘산풍고(山風蠱)’로 상담거래는 깨지고 나아가 피아간 앞으로의 관계까지 심하게 악화될 위험이 있다. 동시에 상대방도 이 거래에서 손을 떼면 외전(外轉)해 ‘뇌풍항(雷風恒)’이 돼서 이 상담거래가 일어나기 전과 같은 평상으로 되돌아 갈 수 있다. 그러므로 내쪽에서 손을 뗀 뒤 상대방도 손을 뗄 수 있도록 무엇인가 구실을 만들어 상대도 동시에 이 상담거래에서 손을 떼도록 방법을 취해야 한다고 점단했다.

지금까지 설명한 생괘법의 활용에 있어서 유념사항으로 역위, 반복, 전도생괘법은 그 중 한 종류를 단독으로 사용할 수도 있고 두 종류 혹은 세 종류를 아울러서 활용할 수도 있다. 그러나 실제의 점단에 있어서 너무 여러 종류의 생괘법을 혼용해서 사용할 경우 너무 복잡해져서 오판할 우려도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역점에 있어서 점적(占的)에 대해서 온갖 시각과 각도에서 궁리하고 역의 전 기능을 활용해서 점단하는 것이 절대 필요하지만, 그러할 경우 어느 점법을 주로 삼아서 궁리할 것인가는 점사(占師)의 역량과 수완에 달려있기 때문에 점사의 많은 수련과 오랜 경험이 필수적이고 선철선사(先哲先師)들의 실점례에 대한 연토(硏討)가 절대적임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