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참정권 행사’ 고민해 볼 시기다 이호행 사회부 기자

2017년 05월 09일(화) 21:20

19대 대선 투표날인 9일 동구 황금동 청소년삶디자인센터 정문 앞(옛 학생회관)에는 10대들이 모의 투표를 하기 위해 줄을 서는 모습을 엿 볼 수 있었다. 이날 광주YMCA는 ‘나만 안 되는 선거, 투표권을 줄게! 청소년이 직접 뽑는 제19대 대한민국 대통령’라는 이름으로 만19세 미만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모의투표를 진행했다. 이에 따라 참정권은 없지만 자신이 원하는 대통령을 뽑기 위해 청소년들이 이곳을 찾았다.

이날 투표를 한 청소년들은 탄핵촛불에 가장 열정적으로 참여한 우리가 정작 대통령을 뽑는 과정에서는 배제됐다면서 자신들의 참정권을 보장하는 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이구동성으로 입을 모았다. 10대 참정권을 두고 일각에서는 ‘청소년들은 아직 미성년자이기에 미성숙하고 투표권을 행사하는 것은 무리다’, ‘공부에 집중해야 한다’라는 이견을 제기하고 있다. 또 지난 2014년 헌법재판소는 “19세 미만인 미성년자는 정치적 사회적 시각이나 일상생활에서 부모나 교사 등에게 의존할 수 밖에 없다”며 선거제한 연령이 타당하다는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반면 청소년 참정권을 주장하는 이들은 OECD 소속 국가중에는 유일하게 우리나라만 만 19세이다며 단순히 나이를 가지고 참정권을 제한하는 것은 근거가 될 수 없다고 반론하고 있다.

필자는 이제 우리나라도 10대들에게 참정권을 줄 때가 됐다고 판단한다. 단순히 19세 미만이라는 기준만으로 선거연령을 제한하는 것은 부당하며 오히려 청소년들이 올바른 투표를 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이끌어주는 것이 사회의 역할이라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또한 10대부터 정치에 대해 바른 교육을 받고 공부할수록 나이가 들면서 지역주의나 단순 소신만으로 투표하지 않고 민주시민으로서의 신념을 가지고 투표할 수 있다는 이점을 최대한 살려야 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가 더 젊은 사회로 나가기 위해서는 10대들의 선거도 조기교육이 필요하다. 선거연령 제한을 막기 보다는 10대들의 정치참여를 도와 올바른 참정권 행사를 할 수 있는 방안을 심각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