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총리후보에 대한 호남의 기대 남성숙 광주매일신문 사장 ssnam48@kjdaily.com

2017년 05월 24일(수) 19:35

24일 25일 이낙연 전 전남지사의 국무총리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진행중이다. 야당은 청문회를 앞두고 파상공세를 폈다. 불과 몇 달전에 여당이었던 자유한국당은 야당이 된 마당에 문재인정부 첫 인사청문회인 이낙연 총리후보자 인사청문회를 통해 정국의 주도권을 장악하겠다는 심사인 것 같다. 23일엔 주요 당직자들과 인사청문특위 멤버들이 교대로 나서 이 후보자를 겨냥한 비판을 쏟아냈다. 자료를 내지 않아 청문회 연기가 불가피하다는 으름장까지 놨다. 국민의당까지 가세해 엄중히 문제제기를 하겠다고 벼렸다.

청문회 전에 이뤄진 야당의 공격 내용을 보면 이낙연 후보자가 정말로 중요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 청문회가 진행중인 현재 기존 국무총리 후보자의 자료제출율은 정홍원 65%, 이완구 53%, 황교안 78%다. 이낙연 후보자는 85%가 넘는다. 자료제출 부실을 앞세우기엔 명분이 약하다. 이낙연후보자가 제출한 자료는 857건으로 박근혜정부 당시 총리 후보자들이 제출한 것보다 훨씬 높다.

문제는 국민의당이다. 야당으로서 검증을 성실히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정확한 확인 없이 자유한국당의 억지주장에 편승한 것은 호남여론과 다르다. 적어도 호남 국회의원이 90%이상을 차지하는 국민의당은 야당이기 전에 호남인이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에게 거는 기대를 명확히 알아야 한다. 없는 자료를 요구하는 게 많기 때문에 야당 의원들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있는 상황을 호도하는 것은 좋은 정치가 아니다.

현 상황은 대통령을 보궐선거로 뽑아 내각이 제대로 정비가 안 된, 그야말로, 비상정국이다. 6개월 동안이나 국정공백이 있었기 때문에 빨리 국정이 안정돼야 한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문재인정부 시작이 총리 인사청문회라서 야당 의원이 흠집내기식 파상공세를 한다면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한국 경제는 지금 ‘바람 앞 등불’이다. 한반도 주변 상황도 급변하고 있다. 한국은 내우외환의 소용돌이에 휩싸여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가 리더십 공백 상태가 너무 오래됐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다가 우리는 위험에 빠졌다. 1인당 국민소득이 2만달러대에서 10년 넘게 정체 상태다. 잠재성장률은 뒷걸음질 치면서 2%대로 추락했다. 민간 소비와 기업 투자가 얼어붙어 민간과 정부 부문의 불균형이 심각하다. 2016년 성장률 2.7% 가운데 2.2%가 정부지출과 건설 투자에 의존한 것으로 분석될 정도다.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확산에 수출주도형 성장은 한계에 도달했다. 한국 경제는 환자다. 획기적인 체질개선 없인 성장률 3%대 진입도 힘들다.

이 엄중한 시기의 대한민국 새 국무총리는 대통령과 함께 국론 분열, 반목과 갈등을 치유하는 사회적 통합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공정한 사회질서를 만들고, 권력의 오남용과 오작동을 막을 개편 방향을 정해야 한다. 성장 엔진을 활성화해 경제를 살려야 하며, 고령화·저출산시대 복지체제를 구축해내야 한다. 한반도 주변 열강의 이해관계를 잘 조정하고 외교 안보상의 주도권을 확보해야 한다. 합리적이고 실현 가능성 있는 국정과제를 추진해 국민이 동의하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머뭇거릴 여유가 없는 이 촉박한 시기에, 위기 극복을 위한 지혜와 의지를 호남인은 이낙연후보에게 투사하고 있다. 호남인은 이낙연 국무총리후보자가 호남사상·광주정신의 지혜를 품고 있는 인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역사의 큰 파도를 잘 순항시킬수 있는 적임자라고 믿는다.

지금은 역사적 전환점이다. 19세기말 제국주의시대의 압력 앞에서 우리는 그 위기를 파악하지 못하고 갑론을박으로 사분오열돼 나라를 빼앗기는 수모를 겪었다. 독립운동과 해방정국에서도 역시 역사의 대세를 보는 공동의 시각을 갖지 못한 나머지 남북 분단으로 이어졌다. 국가 위기상황때마다 ‘약무호남 시무국가(若無湖南是無國家)’의 정신을 발현했던 호남은, 이낙연 국무총리후보자를 통해 국민이 원하는 변화와 개혁을 실현하고자 한다.

국민의당은 지금, 호남사람들이 이낙연 총리후보자에게 거는 기대가 남다르다는 점을 잘 인식해야 한다. 문대통령이 과거정권처럼 ‘구색맞추기용 호남출신 대독총리’를 임명하는 것이 아니라면, 실질적 권한을 행사하는 책임총리로 지명했다면, 이낙연 총리후보자가 풍부한 정치·행정 경험을 살려 국민통합과 화합을 이뤄내고, 호남의 꿈인 ‘참민주주의와 공평한 삶’을 실현해내리라 믿는다.

필자는 호남인이 24일 이낙연총리후보자 청문회를 간절한 마음으로 시청하는 것을 보았다. 한 광주시민은 ‘이낙연 전 전남지사가 총리가 되는 것이 개인적인 영광이 아니라 경제차별·인사차별을 당해온 호남의 한을 풀어가는 과정으로 보고싶다’고 말했다. 한 전남도민은 ‘호남에도 실력있고 합리적인 큰 정치인이 있다는 것을 이낙연후보가 확인시켜준다면 호남엘리트의 확장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고 말했다.

역사적 대전환의 시점에서, 늘 호남인은, 지혜와 의지를 모아 한국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호남인은 이낙연국무총리후보가 이 시대 역사적 소명에 부응한다고 본다. 호남인의 염원을 풀어주는 적임자라고 본다. 호남당을 자임하는 국민의당 국회의원들은 이런 호남인의 기원과 바램을 잘 알아야 한다. 어느때보다 호남인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이낙연총리후보자가 광주·전남뿐 아니라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기여하도록 적극 협력하고 도와주라는 것이 지역민의 뜻이다. /ssnam48@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