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헬기 사격, 기밀문서 美 묵인 드러나 ● 5·18 37주년 결산 <중> 새롭게 나온 진실 이호행 기자 lawlhh@kjdaily.com |
| 2017년 05월 29일(월) 20:15 |
올해 5·18은 헬기사격 등 37년 만에 새로운 진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전일빌딩에서 발견된 총탄흔적에 대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헬기 사격인 것으로 추정된다는 감정 결과를 냈고 미국이 계엄군의 집단발포 등의 상황을 묵인한 내용도 기밀문서를 통해 확인됐다.
1980년 ‘5월 광주’를 무력으로 진압한 계엄군이 헬기에서 광주시민들을 향해 무차별 총을 쏜 사실도 확인됐다. 실제로 광주시는 1980년 5월22일 오전 8시30분 작성돼 각 부대에 하달된 ‘육군본부 작전지침’에 따라 전일빌딩 헬기사격이 이뤄졌다고 공식 밝혔다.
시는 5·18관련 군 문서, 5·18 검찰수사 기록, 대법원 판결문 등과 전일빌딩 내 재직자 등 증언자 발굴 청취, 1항공여단 출신 장교 및 병사 면담 등을 실시한 결과 이 같은 내용을 확인했다.
탄흔이 있는 10층은 옛 전일방송 영상 데이터베이스(DB) 사업부가 사용하던 곳으로 1980년 5월 당시 헬기는 21일과 22일 두 차례로 나눠 투입됐으며, 작전지침에 따라 탄약 수천발을 탑재한 무장헬기 AH-1J 코브라 2대, 500MD가 광주에 투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국과수는 전일빌딩 10층 기둥, 천정 텍스, 바닥 등지에서 150개의 탄환을 식별했으며 당시 헬기가 호버링(일정한 고도를 유지한 채 제자리비행)상태에서 발사했다고 추정했다.
하지만 국방부가 헬기 사격에 대해서 여전히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는 만큼 정부차원의 5·18 진상규명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와 함께 미국 언론인 팀 셔록은 최근 기자회견을 통해 “1980년 5월27일 작성된 ‘미국 국방부 정보보고서’를 증거로 신군부가 5·18을 공산주의의 폭동으로 왜곡하고 미국은 이를 묵인했다”고 밝혀 파장이 일었다.
팀 셔록은 3천530페이지 분량의 59개 기밀문서를 지난 1월 광주시에 기증한 후 4월부터 광주에 머무르면서 5·18 단체 등과 함께 기밀문서를 연구·분석했다.
팀 셔록은 “보고서를 유추해보면 미국은 5·18의 진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신군부의 보고를 받아들였다”며 “1980년 5월21일 도청 앞에서 일어난 발포 명령도 이를 묵인하면서 일어난 것이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신군부의 발포를 묵인하면서 계엄군이 광주 시민들을 향해 집단발포를 자행했고 헬기에서 광주 시민을 향해 기관총을 난사하게 된 결과를 만든 것이라고 팀 셔록은 지적했다.
그는 “미 정부는 광주항쟁을 진압하기 위해 전두환과 쿠데타 지도자들을 지원해야 한다고 믿었다”며 “지금까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미국이 훨씬 더 나쁜 짓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새롭게 밝혀진 헬기사격과 기밀문서를 토대로 그동안 미흡했던 5·18의 실체적 진실 규명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5·18재단 관계자는 “올해 새롭게 알려진 사실로 5·18 진상 규명이 한 발짝 더 다가선 느낌이다”며 “정치권뿐만 아니라 각계가 노력해 5·18의 모든 것을 찾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이호행 기자 lawlhh@kjdaily.com
이호행 기자 lawlhh@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