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먹거리 원천…4차 산업혁명 메카 ‘우뚝’ 빛가람혁신도시를 가다 내달초 인터넷진흥원·내년 상반기 농식품평가원 입주 착공 10년만에 완성체 눈앞…인구 유입·세수 등 급증 에너지신산업·농생명·ICT 등 신성장동력 확보 분주 최권범 기자 coolguy@kjdaily.com

2017년 06월 08일(목) 19:15

빛가람혁신도시가 본격 가동된 지 올해로 4년째를 맞은 가운데 에너지신산업과 농생명 분야 등 활발한 융복합산업 추진으로 4차 산업혁명의 요람으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 반대방향으로 국립전파연구원, 빛가람창조경제혁신센터, 한국전력,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한국콘텐츠진흥원 사옥 전경.

광주 도심을 벗어나 나주에 들어서면 농촌 풍경을 뒤로 수직으로 뻗은 고층 건물들이 하나 둘씩 눈에 들어온다. 커다랗게 자리 잡은 빌딩숲과 아파트 단지는 여느 신도시와 다를 바 없다. 광주·전남 빛가람혁신도시의 풍경이다. 빛가람혁신도시가 본격 가동된 지 올해로 4년째를 맞았다. 지난 2005년 공공기관의 지방이전 최종 계획안이 발표된 이래 10년이 넘는 세월이 지나는 동안 허허벌판이었던 부지는 이제 미래 신성장동력을 이끌 4차 산업혁명의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

◇착공 10년만에 완성체 위용=광주·전남 빛가람혁신도시는 오는 7월초 한국인터넷진흥원에 이어 내년 상반기 농림수산식품기술기획평가원의 이전이 완료되면 착공 10여년만에 완성체의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2007년 11월 첫삽을 뜬 빛가람혁신도시는 나주시 금천면과 산포면 일원 총 736만1천㎡ 부지에 사업비 1조4천175억원(조성비 9천676억원, 용지보상비 4천499억원)이 투입됐다.

전국 10개 혁신도시 중 유일하게 광주시와 전남도 두 광역자치단체가 공동 조성한 곳이다.

공공기관 이전은 2013년 3월부터 본격화됐다. 우정사업정보센터가 공공기관으로는 최초로 빛가람혁신도시에 둥지를 틀었으며 2014년 12월 국내 최대 공기업인 한국전력이 본사 이전을 완료했다.

이후 한전KDN, 한전KPS, 한국전력거래소, 국립전파연구원,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한국농어촌공사,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식품공무원교육원,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한국콘텐츠진흥원,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 등 이주 대상 기관 16곳 중 14곳이 차례로 이전을 마무리하면서 5만 자족도시의 기틀을 마련했다. 한국인터넷진흥원과 농림수산식품기술기획평가원이 입주를 하게 되면 명실상부한 빛가람 시대를 맞게 된다.

◇가파른 인구 증가…세수도 ‘쑥쑥’=빛가람혁신도시 성과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인구 증가다.

이 곳엔 2020년까지 2만세대, 5만명을 수용할 계획인데, 지난 2월말 현재까지 2만4천100여명이 생활하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만4천300여명에 비해 무려 1만명가량이나 늘었다. 이 가운데 나주를 제외한 광주·전남지역과 수도권지역의 전입은 1만5천572명으로 관외전입자가 78%에 달해 실질적인 인구증가의 견인차가 되고 있다. 내년 상반기까지 나머지 두 기관을 합한 16개 공공기관이 모두 이주를 마치게 되면 혁신도시내 인구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세수도 크게 늘고 있다. 이전 공공기관이 납부한 지방세는 2014년말 9억8천만원에서 2015년 79억4천만원, 지난해 9월 기준 140억원으로 급증, 지역 세수 증대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

◇에너지신산업·농생명 등 융복합산업 요람=빛가람혁신도시는 에너지와 농생명, 정보통신기술 등 융복합기반을 바탕으로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고 있다.

이주 공공기관은 에너지(4곳)·농생명(5곳)·정보통신(4곳)·문화예술(3곳) 등 크게 네 분야로 나뉜다. 한전이 추진중인 에너지신산업과 한국농어촌공사가 견인하고 있는 농생명 분야는 지역은 물론 국가 미래 성장을 견인할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이다.

이 가운데 한전이 주축이 돼 추진중인 빛가람에너지밸리 조성사업은 주목할 만 하다.

우리나라 최대 공기업이자 세계 10대 에너지기업인 한전의 이주 효과를 넘어 세계시장과 겨룰만한 신성장동력으로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한다는 점에서 지역 미래에 서광을 비치게 하고 있다.

에너지밸리는 오는 2020년까지 에너지기업 500개 유치를 통해 에너지분야 특화도시를 만들어 지역내 먹거리와 일자리를 창출하자는 프로젝트다.

기업 유치는 순조롭다. 투자를 유치한 기업 수는 200개를 넘어섰다. 지난달 25일에는 글로벌기업인 GE(General Electric Company)가 혁신도시에 사무소를 차리고 투자를 본격화하기도 했다.

한국농어촌공사는 국내 농어업의 컨트롤 타워로, 최근 급변하는 농어업 경영환경을 4차 산업혁명 주도로 대응하고 있다.

전국의 농업기반시설과 농업용수를 관리하는 공사는 전례 없는 기상이변과 재해가 일상화된 상황을 정보통신기술(ICT), 사물인터넷(IoT), 드론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한전공대 설립 급물살…우수인재 육성 청신호=우수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기관 설립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문재인 정부의 출범으로 빛가람혁신도시에 추진 중인 한전공과대학 설립이 한층 탄력을 받게 된 것. 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지역의 미래 핵심 성장 동력인 에너지산업 분야에서 우수한 인재 양성과 공급시스템 구축을 위해 한전공대 설립을 대선공약으로 채택한 바 있다.

한전공대 설립은 전남도가 19대 대선 당시 전남지역 공약의 하나로 건의했고 문 대통령이 지역공약으로 확정·발표했다.

전남도는 한전공대 설립에 5천억원 정도 소요될 것으로 추정하고 혁신도시내에 오는 2020년까지 설립한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정주여건 개선·특별법 제정 등 과제도=빛가람혁신도시가 지역 성장동력을 견인하기 위해서는 풀어야할 과제도 많다. 우선 지역인재 채용확대다. 지난 3년간 전국 지방이전 공공기관 지역인재 채용계획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빛가람혁신도시 공공기관의 채용률은 11.4%에 그쳤다.

최근 빛가람혁신도시내 공공기관들이 채용비율을 15% 이상 확대키로 합의했으나, 타 혁신도시와 비교해 낮은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지역인재 채용 노력은 더욱 배가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주여건 개선에도 박차를 가해야 한다. 편의시설이 대폭 확충돼 초기에 겪어야 했던 직원과 이주민들의 불편은 상당 부분 해소됐지만 의료시설과 교육시설 등은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특히 에너지밸리 조성과 관련, 중소기업 판로지원을 위해 현재 나주혁신산단으로 한정해 지정한 특별지원지역을 혁신도시와 광주도시첨단산업단지 등으로 확대해야 하며, 지정기간 연장도 필요하다.

여기에 현재 국회에 발의된 ‘에너지산업클러스터의 지정 및 육성에 관한 특별법’ 제정도 시급하다.

/최권범 기자 coolguy@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