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태의 사주칼럼] 송괘(訟卦)

2017년 06월 14일(수) 18:57

주역(周易)의 64괘 중 6번째인 송괘(訟卦)는 권력을 갖고자 하는 정치인들에게 과연 정치란 어떤 것이고, 누가 정치를 해야 하는지, 그 과정에서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은 무엇인지를 잘 말해주고 있다. 송(訟)은 언(言)과 공(公)의 합성어다. 괘(卦)상은 하늘이 위에 있고 물이 아래에 있는 모습으로 강건한 건괘(乾卦)와 험난한 감괘(坎卦)가 만났다.

역괘는 한 가지 괘로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해서 공(公)으로 가기 전에 말과 대화를 한다는 송사(訟事)의 송자로도 쓰이지만 언로(言路)를 통한 공공(公共)의 이익을 추구하라는 의미로도 쓰인다. 예나 지금이나 정치를 하려고 한다면 민의(民意)가 무엇인지 정확히 소리를 듣고(言路) 사사로운 이익이 아닌 공공의 이익을 추구해야 한다.

특히 요즘 세상은 모든 것이 바로 눈으로 확인되고 귀로 들을 수 있는 초고속 지식정보화 시대에 살고 있다. 물론, 잘못된 정보와 거짓 뉴스로 세상을 현혹시키는 무리도 있지만 어느 정도의 지식과 귀를 열어놓은 다면 무엇이 옳은지 그른지는 파악할 수 있는 역사상 가장 강한 민의(民意)의 시대가 된 것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정보력을 전달 받을 수 있는 대한민국은 올해 역사적인 사건을 만들어놨다.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뜻을 모아서 정치를 바꾼 것이다. 평화적이면서도 분명한 의지를 가진 사람들이 지식과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과거에는 결코 꿈에도 생각할 수 없었던 권력의 힘을 평화적으로 교체시켜버린 것이다. 모든 것에는 음(陰)과 양(陽)이 있기에 이러한 과정에서 다소 무리하거나 반대의 의견을 가진 사람들에겐 억울하고 분한 것도 있었겠지만 절대적인 국민의 의사를 평화적인 방법으로 현실의 권력을 무너뜨리고 국민들이 원하는 새로운 정부를 출범시켰다. 필자가 볼 때, 이는 지금껏 과거의 역사에서는 결코 찾아볼 수 없는 세계 정치역사에 새로운 이정표가 될 수 있는 사건으로 본다.

그래서 지금부터 정치를 하려는 사람들은 현 시대를 직시해야 할 것이다. 환갑이 지난 할머니들도 스마트폰을 하는 이 시대는 얕은 꼼수나 거짓으로 자신들의 목적을 달성하려고 한다면 곧 바로 드러나는 시대가 되었다.

지금 국민이 출범시킨 정부의 인사(人事)문제가 발목이 잡혀 새 정부가 제 일을 못하고 있다. 지금 국민들은 이러한 인사문제를 트집 잡는 정치인들이 과연 국민을 위한 것인가, 아니면 사사로운 자기들의 이익과 권력을 잡기 위해서인지는 정확히 알고 있을 것이다.

역괘(易卦)의 송괘(訟卦)를 정치인들은 다시 한번 음미해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