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업, 이제는 희망이 보인다 임채영 |
| 2017년 06월 20일(화) 18:5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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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선대, 독(dock), 크레인 등 대형 설비가 필수적이므로 막대한 초기 설비자금과 장기간의 선박 건조에 소요되는 운영자금이 뒷받침돼야 하는 자본집약적 산업이기도 하다.
전남도의 주력산업이기도 한 우리나라 조선산업의 침체는 2008년 글로벌 경기 불황의 여파로 시작돼 2013년 유가 하락과 맞물려 해양플랜트산업 전반이 침체하면서 구조적 위기가 심화됐다.
대형 조선 3사가 수조원에 달하는 영업적자를 기록했고 대다수 조선사들이 인력 감축 등 자구책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수많은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잃었고 급기야 정부 차원에서도 고강도의 조선업 구조조정 계획과 조선산업 밀집 지역 경제 활성화 및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하게 되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연일 조선산업이 장기 불황에 접어들었고 구조조정으로 실업자가 양산되고 있다는 소식을 수도 없이 접하면서 조선산업은 더 이상 회생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것처럼 인식하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최근 조선산업의 희망이 보이기 시작하고 있다.
지난 6월 대표적인 조선 해운시황 분석기관인 영국의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748만CGT(표준 화물선 환산톤수)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약 6.4%가 증가한 수준이다.
올해 상반기 한국 조선사들의 수주물량은 총 235만CGT로 전년 동기 대비 약 3배 급증했다. 수주 선박수도 28척에서 65척으로 크게 늘었다.
전남 도내 대형 조선사인 현대삼호중공업의 경우 지난해 8척에 불과했던 선박 수주가 올해는 5월 말 현재 이미 15척의 수주실적을 올렸으며 5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대표적인 중형 조선사인 대한조선 또한 올해 8척 수주실적에 대규모 수주 협상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조심스러운 전망이기는 하지만 유조선을 시작으로 전체적인 조선 시황이 살아나고 있고 신규 고용 또한 내년 하반기부터는 재개될 것으로 예상되어 조선산업 경기가 저점을 지나 이미 회복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전남 조선산업 중심지인 대불국가산단의 경우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았으나, 중소 기자재 업체들은 지난 3월 공동사업 강화와 대형 조선소와의 공동이익을 도모하기 위해 전남조선해양기자재협동조합을 설립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힘쓰고 있다.
협동조합의 설립은 중소업체들이 힘을 모아 자생적인 조선산업 생태계를 조성함으로써 경기 흐름에 취약한 산업구조를 스스로 탈피하는 구심체로 작용하여 업체들에게 전화위복으로 작용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제해사기구(IMO)에서는 해양 환경 보전을 위한 각종 규제를 강화했고 이에 따라 LNG 선박과 같은 친환경 선박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어 이 또한 조선산업 회복의 청신호로 작용할 전망이다.
아울러 2019년부터는 500톤 이상 선박에 대해 ICT 융복합 기술을 활용한 e-내비게이션 기술 적용을 의무화함에 따라 e-내비게이션이 장착된 고부가가치 선박에 대한 관심도 선박 시장을 활성화시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전남도는 조선업의 사업 다각화 및 구조 고도화, 4차 산업혁명과 연계한 신규사업 발굴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고, 조선업계 또한 경쟁력 강화, 새로운 먹거리 발굴 등 조선산업의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선박수리지원시스템 기반구축사업이 2018년 지역거점기관 지원사업으로 선정돼 사업 완료 시 도내 수리조선업체에서 고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선박수리 기반이 갖춰져, 업계 매출 증대와 고용 확대 등 지역 경제에 큰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대통령 지역 공약사항으로 선정된 해경 제2정비창 유치, 중소 수리조선 특화산단 조성, 해양레저장비산업 육성 등 사업들이 조속히 가속화될 것으로 보여 도내 조선산업의 전망은 한층 희망적이다.
지난 5월 말에는 조선업 밀집 지역인 전남, 부산, 울산, 전북, 경남 등 5개 시·도지사 명의로 조선업 보완 지역 먹거리산업 육성지원 확대, 조선업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연장 등 7가지 내용이 포함된 ‘조선업 위기극복 대정부 공동건의문’을 정부에 제출해 관련 부처에서 세부사업을 검토 중이다.
이제는 조선업 침체에 우려의 시선만을 보낼 것이 아니라, 고난의 시기를 잘 넘을 수 있도록 정부와 전남도, 해당 시군은 물론 도민 여러분 모두의 응원과 격려가 무엇보다도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