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마당] 미세먼지 이성자 동시

2017년 06월 29일(목) 20:04

보일 듯 말 듯 구석에서
숨어 지내던 것들이
미세먼지라는
이름을 얻고부터
용감하게 탈출했어

제 세상 만난 듯
까불고 다니는 꼴 좀 봐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지구를 휘감고 돌아다녀

고약한 것들!
참 고약한 것들!

눈도 귀도 없는 것들이라
타이를 수도 없으니
아예 마스크 쓰고
그것들 피하며 살 수밖에.

<해설> 세상을 살아가면서 귀찮지만 피할 수 없는 존재들이 있다. 소음, 악취, 미세먼지 등 눈에 잘 보이지 많지만 고약한 속성을 갖고 있는 것들이 있다. 비단 이 것들 뿐이랴. 사람들 가운데도 부딪히기 싫은 사람들이 있다. 마스크를 벗고 웃으며 만나고 싶은 향기로운 사람이 돼야 하지 않을까.

<약력>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 저서로는 ‘너도 알 거야’, ‘입안이 근질근질’, ‘뭐가 다른데?’, ‘키다리가 되었다가 난쟁이가 되었다가’, ‘손가락 체온계’, ‘엉덩이에 뿔났다’, ‘펭귄 날다!’ ‘피었다, 활짝 피었다’ 등 다수. 방정환문학상, 한국아동문학상 등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