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인 선생의 역경 강좌] (35) 육십사괘 해설 : 2. 곤위지(坤爲地) 上 “품물자생지상, 생재만물지과” 동인주역명리학당(062-654-4272)

2017년 07월 10일(월) 18:35

동인주역명리학당(062-654-4272)

(品物資生之象) (生載萬物之課)

건위천(乾爲天) 용구(用九)를 설명하고 곤위지(坤爲地)로 들어가고자 한다.

건위천의 용구의 구(九)는 양(陽)을 의미하니 용(龍)의 상(象)으로 강건(剛健)의 덕이 있고 나아가려는 기운이 강하다. 육용이 모두 동(動)해 두각을 나타내기 위해 서로 싸우고 있다. 이것은 건괘 자체가 무너진 것을 의미한다. 이를 괘사에서 견군용무수 길(見群龍无首 吉)이라 해 ‘뭇 용들이 머리가 없음을 보면 길하다’라고 말하고 있다. 즉 ‘육용이 모두 잘났다고 머리를 들고 싸우면 서로 머리를 잃게 되니 잘난 체 안하는 것이 길이다’는 의미다.

여섯 양이 동하는 용구의 때는 양(陽)들의 세계에서는 잘난체하지 않고 머리를 내세우지 않으면 오히려 길하다. 똑똑해 나서기를 좋아하는 사람보다 똑똑하지는 않지만 너그럽게 남을 앞세우는 사람이 성공한다. 높은 자리에 등극해도 그 재주를 과시하지 말고 그 지혜를 오만하지 않아야 길하다는 것이다.

육십사괘의 두 번째 괘인 곤위지는 모두 음으로 돼 있다 건위천괘는 순양(純陽)으로 부괘(父卦)인데 반해 곤괘는 순음(純陰)으로 모괘(母卦)이다. 건은 ‘자물쇠’건이고 곤은 ‘열쇠’곤이다. 곤은 밖으로 드러나는 상이 아니고 음이니 숨어서 해야 하고 뒤따라가서 고요하고 부드럽고 유순하게 행동하는 순(順)의 도이다. 만물의 기(氣)는 하늘에서 시작하고 그 형태는 땅에서 생한다. 하늘은 베푸는 것이 근본이고 땅은 받는 것을 본성으로 한다. 그래서 중천건은 용의 변화지상이고 하늘 태양의 베풂을 통해 만물자시(萬物資始)의 상인데 반해, 곤은 낮은 사람, 집에서 안에서 쓰는 사람이며, 여음(女陰)이고 지구에 해당해 땅을 통해 만물을 생하고 싣고 품는 품물자생(品物資生)이고 생재만물(生載萬物)의 상이다.

곤괘의 단사에는 곤원형 이빈마지정 군자유유왕 선미후득 이서남득붕 동북상붕 안정길(坤元亨 利牝馬之貞 君子有攸往 先迷後得 利西南得朋 東北喪朋 安貞吉)이라 하고 있다. 즉 곤은 땅, 음으로 크게 형통하다. 암말이 곧게 바르면 이롭고 군자가 가는 바가 있다. 처음은 혼미하고 나중은 얻음이 있다. 서남에서 벗을 얻고 동북에서는 벗을 잃는다. 바르면 안정되고 길하다. 곤은 음으로 유순하고 신하의 도리니 잘 따름으로써 형통하다. 곤괘일 경우는 대장부나 사회의 리더라도 처(妻)나 신하처럼 잘 따라야 길하다. 빈마(牝馬)는 유순한 암말처럼 오랫동안 곧고 바르게 따르면 길하다. 곤괘는 여자의 괘이고 신하의 괘이니 먼저 나가지 말고 잘 따르면 좋다는 의미다. 곤괘는 서남의 음(陰)의 방향이고 건괘는 동북의 양(陽)의 방향이다. 서남방으로 가면 같은 벗들(巽, 離, 兌)을 만나 함께 손잡고 나가는 것이 이롭다. 동북방으로 향하면 양의 자리이니 친구를 잃어 좋지 않지만 양은 남편이므로 남편을 얻어 의지하게 되기 때문에 안정을 얻어 길하다. 점을 쳤을 때 곤괘를 득괘하면 서남쪽은 좋고 동북쪽은 어렵다. 여자끼리 일하는 것은 좋고, 강건하고 씩씩하게 적극 나아가는 것보다는 유순하게 따라가는 것이 길이다.

남자가 곤괘를 득괘하면 이효(직방대)의 시기에만 좋다. 이효가 변하면 지수사(地水師)로 ‘많은 무리를 이끄는 것’이고 5효가 변하면 수지비(水地比)로 ‘친하다’는 의미다. 남편감을 찾을 때 건괘를 얻으면 강성을 띤 남자이고, 곤괘을 얻으면 여자처럼 차분하고 유순한 사람이다.

단전(彖傳)에서 말하길 지재곤원 만물자생(至哉坤元 萬物資生)이라. 곤은 크고 후덕해 만물이 생성된다. 건괘와 같이 만물생성의 원(元)이라고 하고 있다. 원이라는 것은 만물의 시작이요 봄이다. 건에서의 원은 하늘이 베풀었다. 곤에서의 원은 하늘(乾)의 기(氣)를 받아 만물을 생성했다. 그래서 곤은 만물자생이요 건은 만물자시다. 건은 기(氣)로서 만물에 생기를 주고 곤은 기가 나타난 형체이다. 계사전(繫辭傳)에서는 ‘건은 대시(大始)이고 곤은 성물(成物)’이라고 한다. 즉 건부(乾父)가 빛과 기를 내려주면 곤모(坤母)는 이를 받아 자양하고 배양해 만물을 생성한다.

일본의 화장품 회사명에 ‘시세이도(자생당)’는 곤괘의 단상전에 있는 ‘만물자생’에서 따왔다. 여자를 상대로 하는 점포이니 상호명을 잘 지었다고 판단된다.

이러한 의미에서 곤괘의 상을 품물자생지상(品物資生之象), 만물생재지과(萬物生載之課)요, 군창신화지상(君唱臣和之象)이며 땅은 모든 만물을 품어서 빛을 발하니 함홍유비지의(含弘有斐之意)라고 한다.

점해 곤괘를 득괘하면 음(陰)의 성격인 물질 중심으로 평생을 살아가는 인생이요, 집단·조직·회사로서 물질적 가치, 물신황금만능주의적 사고를 가지고 있다. 양육하는 일에 길하고 검소하며 부단한 노력으로 커다란 성과나 결실을 맺는다. 나를 내세우지 않고 남의 그늘이 돼서 착실하게 분골쇄신 노력하고 있으면 마침내 행운은 오나 새롭게 사업을 시작하거나 확장하거나 적극적으로 추진하면 안 된다. 남의 눈에 띠려하거나 남보다 앞장서려하면 흉으로 전락하고 한 발 뒤로 물러서서 뒤를 따르는 것이 좋은 보람을 가져오며 서로에게 기쁨이 된다. 여성에게는 길괘요 남성의 경우는 억지로 마누라 역할을 연출함이 발복개운(發福開運)으로 이어진다. 현재의 고생이 먼 훗날의 길이 될 것이므로 어떠한 일에 대해서도 노력해 임하면 좋은 결과가 나온다. 연장자의 가르침을 받고 명을 받아 일하는 것이 좋은 시기이다.

거래·사업·혼담 등은 적극적 추진은 안되고, 실물(失物)은 나오지 않고 대인(待人)은 오지 않으나 곤(坤), 태(兌), 이(離), 함장(含章) 등은 문서로서 소식이 있을 수 있다. 여행·행상은 서남쪽은 동행자가 있는 것이 좋고, 동북쪽은 혼자 가는 것이 좋다. 병점으로는 곤은 비위(脾胃)로서 소화기 계통의 질환이고 구토와 설사를 동반한 전염병이며 순음 허공(純陰 虛空)으로부터 원기허손(元氣虛損), 신경쇠약으로 보며 육충괘로서 쾌차는 곤란하다고 판단한다. 출산에서는 곤괘는 어미이니 순산(順産)이나 순음 허체(虛體)인 점을 감안하여 산후 회복에 주의해야 한다.

괘의 왕래를 소장생괘법(消長生卦法)으로 살펴보면 건위천에서 음이 치고 올라와 산지박(山地剝)괘에서 소장의 순(順)으로 왔다고 할 수 있고 역(逆)으로 지뢰복(地雷復)에서 왔다고도 볼 수 있는데 이는 불변괘(不變卦)를 만났을 때 연토(硏討) 궁리하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