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세 도입 더 주저할 이유 없다

2017년 07월 11일(화) 19:44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방자치단체에 기부할 경우 세금 혜택을 주는 ‘고향사랑 기부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물론 지방균형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좋은 방안이어서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 대선 공약이기도 한 만큼 당위성은 충분하다.

전남도의 현실은 이렇다. 재정자립도가 20%로 전국 광역자치단체 최하위, 전국 평균 47.1%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치고 있다. 전남 22개 시·군 가운데 목포, 여수, 나주, 광양 등 4개 시를 제외한 18개 시·군 또한 20% 이하에 머물러 있다.

사정이 이러하니, 고향세는 흡사 오랜 가뭄 끝 단비에 다름 아닌 것이다. 실제로 도는 고향세를 통해 세수 증대로 귀농·귀촌 정착지원 등 지역 일자리 사업 재원 확보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적잖이 기대하고 있다.

도는 45만명이 10만원 가량 기부할 경우 450억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출향인(300만명) 가운데 60%(180만명)를 경제활동 인구로 보고 이 가운데 25%가 기부에 참여하는 것을 토대로 산출한 수치다.

앞서 도의회도 고향세 도입 촉구 건의안을 발의해 놓은 상태로 오는 19일 본회의 처리를 앞두고 있다.

새 정부 인수위원회 격인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13일 문 대통령에게 ‘국정 100대 과제’를 보고하며, 이후 청와대와 조율을 거쳐 19일께 대국민 발표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당연히 고향세가 포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남도는 국정기획위의 동향을 지속해서 파악하고 다른 시·도와도 연계해 고향세 도입을 촉구할 방침이다. 의회 차원에서도 전국시도의회 의장협의회가 지난 2016년 건의안을 제출한 바 있어 연대가 가능할 전망이다.

고향세는 지난 2009년, 2011년 관련법 개정안이 두 차례 발의됐으나, 수도권을 위시한 대도시 지역의 강한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지방자치단체는 갈수록 커지는 사회복지 비용 등으로 재정 운용이 한계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반면 이웃 일본의 경우, 지난 2008년 고향세를 도입해 1조5천억 이상의 세수 증가세를 보였고 더불어 농특산물 생산 증가의 효과를 내고 있다.

더는 고향세 도입을 머뭇거릴 이유가 없다. 문 대통령의 공약사항인 만큼 충분히 논의해야 할 것이고, 하루 라도 빨리 결론을 내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