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 독 사 권영달 |
| 2017년 07월 13일(목) 19:5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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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류상 가족이 있지만 연락이 끊어져 혼자 살다가 사망한 고독사 수는 이 통계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번 부산에서 발견된 고독사 사례들의 경우도 모두 서류상 가족이 있어 한건도 무연고자로 분류되지 않았다고 한다. 또한, 부산에서 고독사로 숨진 13명 중 7명이 65세 이하 중장년층으로, 더이상 고독사는 독거노인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혼자 사는 1인 가구가 증가함에 따라 연령대가 다양해져 20-50대의 청장년층에서도 고독사가 발생하고 있다. 가족들을 떠나 홀로 고시원에서 공부하는 20-30대나, 일할 능력은 있는데도 일자리를 잃거나 알코올중독·당뇨·고혈압·고지혈증 같은 지병을 앓는 40-50대 장년층의 고독사가 잇따르고 있다. 이들 역시 도움의 손길이 필요하지만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경우가 많다.
현재의 대책은 노인층에 초점을 맞추어 시행되고 있어, 고독사를 제대로 예방하지는 못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고령화와 부실한 노후 대비, 가족해체의 가속화 등으로 고독사 위험에 노출된 이들이 점차 늘고 있으며, 사회안전망을 강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고독사가 젊은 층으로까지 확산되고 있으며, 개인주의로 인한 사회관계 악화와 저출산 고령화, 빈곤문제 등이 복합된 사회 문제인 만큼 국가적 차원의 종합적인 대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미 2000년대 중후반, 고독사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일본에서는 사회적 고립이 죽음으로 표면화한 것이란 이유에서 고립사란 용어를 쓰며, 소규모 지역사회 위주로 고립사 예방 사업을 펼치고 있다. 지역 주민이나 신문 배달·택배업자 등이 독거노인을 비롯해 고립사 위험이 높은 사람들을 관찰·보호하는 안심생활창조사업이 대표적인 사례다. 대상자들의 명부를 작성하고 이를 지도로 만들어 공유하는가 하면, 사업에 참여하는 주민과 사업자들의 상담이나 신고를 받는 센터도 운영한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도 자신의 생활상을 주변 사람에게 알리거나 이웃과 깊은 관계를 맺고 싶어 하지 않는 이들의 거부감을 유발해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사업 대상자들의 사생활을 침해하지 않고 거부감을 줄여 연계하는 환경을 만드는 게 관건이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국가의 공적 시스템만으로 고독사를 예방·관리하는 것이 어려운 만큼 이를 보완한 전라북도 전주시와 완주군의 좋은 이웃들의 사례는 눈여겨볼 만하다. 직접 주민들과 대면하는 요구르트 배달원, 우체국 집배원, 미용사 및 통장 등 이른바 마당발들이 복지 소외계층을 발굴하고, 지자체가 이들을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동네 구석구석까지의 상황을 잘 아는 만큼 사회적 보호가 필요한 어려운 이웃을 찾아 지자체와 이어주는 방식이다.
전라남도는 지난해 9월부터 고독사 지킴이단을 발족해 운영 중이다. 도내 전 읍·면·동을 대상으로 279개단이 발족됐으며 마을 통·이장, 부녀회장, 종교단체, 자원봉사자 등 1640명이 활동 중이다. 부산광역시는 6월 26일 최근 1인 가구 고독사 발생이 이어짐에 따라 1인 가구 고독사 발생에 대한 보호 및 관리 강화 대책을 마련, 추진한다고 밝혔다. 우선 읍면동 수급자 담당 공무원의 가정방문 및 상담을 강화하고, 주민 네트워크를 활성화하여 통장을 중심으로 관내 수급자 관리를 강화한다. 또한 노인돌봄 기본서비스 사업을 활용하여 유선연락 등 안부확인사업을 추진하며, 생활관리사를 대상으로 지속적인 교육을 실시하여 사업을 더욱 내실화한다고 한다. 수급자가 아닌 1인 가구의 고독사 위험군 관리와 복지사각지대 발굴을 위해서는 다복동 사업과 연계를 통해 추진한다 하였다.
이러한 지자체에서 다양하게 관민 협동체계로 고독사를 예방하기위하여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우선 고독사의 실태를 통계적으로 파악한 후 고독사가 노년층에 국한되지 않는 만큼 연령, 성별, 직업 및 환경을 포괄하는 맞춤형 대책도 추가적으로 마련하여 현대사회에서 1인 가구의 외로운 죽음을 예방할 수 있는 따뜻한 복지사회를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