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당 지방의원 집단탈당 결행하나 호남 지지율 하락 당적변경 고심 임동률 기자 zero@kjdaily.com |
| 2017년 07월 16일(일) 19:59 |
국민의당 ‘대선조작 게이트’의 후폭풍이 지역 정가에도 몰아치고 있다. 당의 존립기반인 호남에서 지지율이 한 자리수까지 떨어지면서 소속 지방의원들이 당적을 두고 동요하는 모양새다.
특히, 광주시의원들은 ‘중앙당이 조작에 개입했다면 탈당할 것’이라며 배수진까지 치고 나서 주목된다. 내년 지방선거가 1년도 채 남지 않은 지금, 전격적인 탈당이나 더불어민주당 복당 등 당적을 옮길 명분 찾기에 골몰하면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13일 한국갤럽의 7월 2주차(11-13일)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당 지지율은 5%에 그쳤다. 광주와 전남·전북에서는 8%에 불과했다. 제보조작 사건 이후 텃밭에서조차 한 자리수로 ‘급전직하’다.
중앙당의 상황을 지켜보겠다던 국민의당 소속 광주시의회 9명의 의원들은 검찰이 최근 이준서 전 최고위원마저 구속하자 지난 14일 기자회견을 열고, “제보조작 사건이 중앙당의 사전 개입으로 기획된 사건이라면 떠날 것”이라고 선언했다.
똘똘 뭉쳐 위기를 탈출하겠다는 내용이지만 속내는 다를 것이라는 게 지역 정가의 분석이다.
지역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당장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하려는 의원들은 대선조작으로 이미지가 훼손된 국민의당 간판을 건 채 나서기가 쉽지 않은 만큼 ‘출구’를 찾고 있을 것”이라며 “탈당을 언급한 것이야말로 마냥 국민의당에 남아 있진 않겠다는 의미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특히 1년 뒤 국민의당 이미지가 지금보다 개선될 것이라는 보장도 없어 진로를 정하려면 선택이 빨라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리고 있다.
의원들의 가장 큰 고민은 무엇보다 ‘명분’이다. 대선조작에 실망해 민주당에 복당하겠다고 해도 철새 정치인이라는 비난을 감수해야 한다. 대선 과정에서 ‘호남차별론’ 프레임을 만들어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을 비토하던 당사자이기도 하다. 민주당 역시 받아들이더라도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낼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일부 의원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 전남도의회도 사정 또한 비슷하다. 16일 101명의 일반 당원이 민주당에 복당한 가운데 이들 중 일부는 국민의당 소속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검찰 수사가 계속 ‘윗선’을 향하고 있고, 지도부가 관련된 증거가 나온다면 ‘생존을 위한 결행’이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국회의원은 바람에 따라 당선되고, 기초의원은 조직력으로 당선될 수 있지만 광역의원의 경우 국회의원의 눈치를 봐야 하는데다 조직력도 고만고만해 현재로선 가장 ‘어중간한’ 입장에 처해있다”며 “탈당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의원들이 적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임동률 기자 zero@kjdaily.com
임동률 기자 zero@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