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등산관광단지 갈등 언제까지… 시민단체 “국가 지자체 손실 우려” 공공감사 청구 주민들 “공공성 없어” vs “조속히 개발” 찬반 맞서 윤시장 강력한 추진 의지…소통과 타협 한목소리 김종민 기자 kim777@kjdaily.com

2017년 07월 17일(월) 19:02

‘반대 vs 찬성’ 17일 오전 광주시청 앞에서 유통재벌에 의한 어등산 특혜개발을 반대하는 어등산관광단지 유통재벌 입점저지 대책위(왼쪽)와 조성사업을 찬성하는 개발지역 어등산관광단지 피해대책위원회(운수마을 주민)가 맞불 집회를 열고 있다. /김애리 기자 kki@kjdaily.com

광주 시민단체가 어등산관광단지 개발사업과 관련해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10년을 넘게 장기 표류한 현안으로, 지역사회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윤장현 시장이 최근 강력한 추진 의지를 밝히고 있는 바, 적극적인 소통을 통한 대타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광주시에 따르면 광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지난 13일 2건의 감사를 요구하는 공문을 시에 보냈다.

부지 매입비용을 전액 부담할 책임이 있는 민간사업자 어등산리조트가 60억원 상당의 국방부 소유부지를 매입하지 않고 사업을 진행한 것과 광주시가 경관녹지 및 유원지 부지의 공유재산으로 편입하고 있지 않다며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경실련 측은 헌법소원 등 법적인 대응도 검토하고 있지만 공유재산으로 편입되거나 민간공모방식이 결정된 이후 정확한 내용을 살펴본 뒤 진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주민들 간 대치도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어등산관광단지 유통재벌 입점저지 대책위원회는 이날 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광주시는 유통재벌에 특혜를 주는 민간사업자 공모를 중단하고 시민을 위한 공영개발을 추진하라”고 촉구했다.

입점저지 대책위는 “전체 면적의 57%가 골프장으로 개발된 데 이어 상가 면적도 대폭 늘어 휴양·문화시설 면적은 줄었다”며 “시가 토지 절반 이상을 강제 수용하면서 공공성과 수익성의 조화를 이루겠다고 약속한 것과 전혀 딴판”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어등산관광단지 피해대책위원회는 “광주시의 어등산 개발 의지를 재차 환영한다”며 “올해 6월에 사업자 공모를 하겠다던 주민과의 약속을 즉시 이행하라”고 요구했다.

피해대책위는 “12년 이상 개발이 지연되면서 부지의 황폐화로 인해 주거 환경 악화, 부동산 가격 하락 등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다”며 조속한 개발을 거듭 주장했다. 비슷한 시간 같은 장소에서 맞불 집회가 열리면서 고성이 오가는 등 한때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정의당 광주시당도 성명서를 내고 “전체 면적의 절반을 차지한 골프장 개발에 이어 숙박시설 면적을 10분의 1 수준으로 줄이면서, 상가면적은 기존안 보다 5배를 늘리는 등 유통재벌이 들어올 수 있는 장애물을 앞장서서 걷어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광주시민을 위한 공간으로 거듭나야 하며, 경제민주화와 지역경제, 영세상인과 골목상권보호를 위해서는 어등산 관광단지 유통재벌 입점은 백지화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윤 시장은 대형 유통업체의 참여가 필수적인 신세계복합시설과 함께 어등산관광단지 개발에 대한 추진 의지를 재확인한 바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소상공인 보호를 위한 정책 추진이 예상되는 가운데 윤 시장은 지난달 말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광주는 다른 곳과 성격이 다르다. 지자체마다 다른 상황에 대해 (정부가) 인식을 공유해줬으면 한다”고 강조했었다.

지난 2005년 시작된 어등산 관광단지 개발은 군부대 포 사격장으로 황폐화된 어등산 일원 273만6천㎡에 유원지와 골프장, 경관녹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빛과 예술을 주제로 예향의 이미지를 최대한 살려 체류형 관광도시, 매력있는 관광도시로 만들기 위한 역점 사업이지만 불발탄 제거와 경기불황에 따른 사업자의 잦은 변경과 거듭된 소송 등으로 골프장 조성 외에 진척이 없는 ‘애물단지’ 상태다. /김종민 기자 kim777@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