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함도’가 주목 받는 이유 이호행 사회부 기자

2017년 07월 18일(화) 22:42

일제 강제징용을 소재로 한 ‘군함도’ 영화가 피해자 할머니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불어 넣어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오는 24일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은 광주에서 근로정신대 피해자 할머니들과 함께 영화를 감상하는 특별시사회를 가진다. 이번 시사회는 시민모임의 요청으로 급작스럽게 이뤄졌다. 이들은 배급사인 CJ엔터테인먼트 측에 연락해 일제 강제징용에 대한 이슈를 활성화시키고 싶다며 시사회를 요청했다. 이에 제작사 측은 계획에 없었던 일이라며 부정적인 의견을 펼치다가 시민모임의 정성에 감복해 시사회를 하기로 결정했다.

제작사가 특별시사회를 열기로 한 것은 지난 2009년부터 지금까지 일제강제징용 피해자들과 함께 맞서 싸우고 군함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반대운동 등을 펼친 이들의 활동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지난 2015년 6-7월 시민모임은 나가사키와 독일을 방문하면서 일제 강제징용의 참상을 알리는 활동에 주력했다. 그러나 당시 일본은 시민모임의 군함도 방문을 두고 별다른 이유없이 일본 입국을 불허해 이들은 나가사키 공항에서 4시간 동안 공항에 억류당했다. 또 군함도 방문은 여객선이 ‘기관 고장’을 이유로 운행을 하지 않아 섬에 들어가지 못했고 이 과정에서 일본 우익인사가 시민모임의 방문을 훼방놓는 일도 있었다. 이어 시민모임은 유네스코 총회가 열리는 독일을 찾아가 군함도의 숨겨진 진실인 강제징용을 선전하며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막기 위한 활동을 이어나갔다. 비록 군함도가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재됐지만 UN측은 군함도 섬 설명에 강제노역이 포함된 사실을 기록할 것을 지시해 작은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이들은 군함도가 과거 일제강점기 시절을 다루는 역사영화이지만 현재까지 일제 강제징용 문제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은 만큼 사회고발영화에도 해당된다고 주장한다. 여전히 근로정신대 할머니들은 그날의 아픔을 잊지 못하고 있으며 미쓰비시 측은 할머니들이 소송을 건 손해배상 소송에 대해 지급할 의사가 없다며 법적 공방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진행형인 일제강제징용 문제에 대해 이번 ‘군함도’ 영화가 일제강제징용에 대한 여론을 활성화시키고 할머니들을 위로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