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 모독 학교 밖 폭력 일벌백계해야

2017년 07월 20일(목) 19:01

광주의 한 고등학생이 같은 동네에 거주하는 중학교 동창들에게 2년 동안 집단 괴롭힘을 당해온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이들이 자행한 인격 모독의 폭력 수법이 성인범죄 수준에 가까운 점에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가해 학생들은 지난해 6월부터 모텔, 공터, 골목 등지에서 피해 학생을 지속적으로 폭행·추행하고 금품까지 강탈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모텔에 감금, 찬물을 뿌리고 나체 사진을 찍어 SNS 공유하고 머리카락을 라이터로 태운 뒤 자르는 만행까지 저질렀다.

심지어 피해학생 부모가 맞벌이임을 알고 피해학생 집에서 살다시피 하며 괴롭혔다고 하니 분노가 치민다.

피해학생의 유일한 안식처가 괴롭힘을 벗어날 수 있는 학교였다는데 정작 학교는 그동안 뭘 하고 있었는가 묻고 싶다. 학교가 공부하는 방법만 가르치는 곳이라면 학원과 뭐가 다른가 말이다.

그동안 학교폭력이나 학교 밖 폭력이 근절되지 않은 것은 가해자에 대한 처벌이 미약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그동안 모두가 ’쉬쉬’하던 관행도 오히려 학교폭력을 더욱 심각하게 만들었다.

우리는 학교 폭력에 노출되는 시점이 어릴수록 그 후유증은 오래 갈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여러모로 경험이 부족하고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기의 학생들에게는 치유하기 힘든 큰 고통으로 다가 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동안 학생인권을 주장하던 교육당국도 사건이 터지자 뒤늦게 실태조사를 벌이고 재발 방지 방안을 강구한다고 하니 참으로 답답하다. 학교폭력으로 삶이 망가지는 학생이 단 한명이라도 있어서는 안 된다. 지금 이 시간에도 폭력에 노출돼 있지만 주위에 알리지 못한 채 혼자 고민하는 학생들이 있을지 모른다.

더 이상 학교 밖 폭력을 남의 일로 치부하거나 눈 감지 말고 사전 예방에 한 번 더 관심을 갖자. 더불어 피해 학생의 보호를 강화하는 한편, 가해자에 대한 실질적인 처벌을 위한 제도 보완도 서둘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