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놀이처럼 친근한 클래식 목표” 11년간 ‘광장음악회’ 이끈 바리톤 정찬경씨 2006년 9월부터 지속…80회 공연 앞둬 “전문가에게 배우는 음악교실 마련할 터” 정겨울 기자 jwinter@kjdaily.com

2017년 07월 23일(일) 19:01

바리톤 정찬경

“‘클래식 음악을 직접 극장에 찾아가서 본다’는 문화적 토양이 아직은 마련돼 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 관객을 극장으로 끌어들이기보다는 직접 음악가들이 밖으로 나가 관객을 만나야 한다고 생각했죠. 그렇게 시작한 것이 벌써 11년이 넘었습니다.”

2006년 9월부터 현재까지 광주 ‘광장음악회’ 무대를 마련해 온 바리톤 정찬경(57)씨는 23일 이 같이 말했다.

7월의 광장음악회는 지난 22일 광주 남구 노대동 물빛공원에서 제79회 정기공연 무대가 열렸다. 광장음악회는 매월 주제를 정해, 셋째 주 토요일 90여분간 진행된다.

정씨는 지역 성악인재들이 설 무대가 없다는 데 아쉬움을 느껴 10여년 전 광장음악회를 시작했다.

“서울, 밀라노에서 성악을 공부한 이후 1997년 귀국해 광주에 왔습니다. 해외 각국에서 공부를 마치고 돌아온 인재들이 설 무대가 광주엔 많지 않았어요. 누구나 야외에서 무료로 즐길 수 있는 음악회를 마련하면, 클래식 저변 확대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요. 10년이 넘은 지금, 광주에서 활동하는 대부분의 성악가들은 이 공연에 참여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정씨는 정기공연 이외에도 NGO단체 등과 함께하는 비정기공연도 100여회 넘게 이어오고 있다.

“매년 미술관 음악회, 노인회관·양로원 등에서 열리는 효사랑 음악회, 임대아파트를 찾아가 공연하는 이웃사랑 음악회 등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광장음악회가 앞으로 ‘음악교실’로서의 역할도 했으면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일반인들이 관객을 넘어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자리를 마련하려 합니다. 광장음악회 무대에 서는 전문 음악가들이 직접 참가자에게 특별 강의를 하는 형식으로 말이죠.”

광장음악회를 계기로 시민들이 클래식·성악과 더욱 가까워졌으면 한다는 바람도 전했다.

“음악회를 통해 일반인들이 클래식 음악을 너무 어렵다고 생각하지 않고, 친숙하게 즐기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오랜 역사를 지닌 ‘마당놀이’처럼 누구나 함께할 수 있는 클래식 공연이 됐으면 합니다.”

한편, 바리톤 정찬경씨는 연세대 성악과를 졸업하고 이태리 밀라노에서 성악을 공부했다. 2006년부터 광장음악회를 이끌어오고 있다.(문의 010-2038-3522)/정겨울 기자 jwinter@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