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한방병원 ‘보험범죄 은폐’ 의혹 최근 5개월새 44곳 개·폐업 단속망 교묘히 피해 심평원 “전수조사 등 조치”…한의계 “자정 최선” 유대용 기자 ydy2132@kjdaily.com

2017년 07월 24일(월) 20:07

최근 5개월 동안 광주 시내에서 개·폐업한 한방병원이 44곳에 달한 것으로 드러나 ‘사무장 병원’의 온상이라는 의혹을 사고 있다.

대부분 ‘사무장 병원’의 경우 범죄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단기간에 개원과 폐업을 반복하면서 관계기관의 단속 등을 교묘히 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무장 병원은 병원 개설 자격이 없는 비의료인이 의사를 고용해 운영하는 곳으로 얼마 전 광주에서 100억원대 요양급여 및 보험금을 가로챈 사무장과 의사 등이 적발되기도 했다.

24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광주지원(이하 심평원 광주지원)에 따르면 전국 한방병원 304곳 중 광주지역에 105곳이 몰려 있다. 이는 전국 한방병원 중 35%에 달하는 수치로 광주시 인구가 전체 인구 중 2.9%인 것과 비교하면 한방병원이 과도하게 집중됐음을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 지역 일부 한방병원의 경우 개·폐업 기간이 짧아 보험범죄 의심 대상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올 들어 지난 5월까지 광주지역에서 개·폐업한 한방병원은 44곳 중 신규개설한 병원 17곳, 재개설한 병원 11곳, 폐업한 병원 16곳으로 각각 나타났다.

이처럼 이 지역에서 한방병원이 난립하는 이유는 고가의 진단·검사장비 부담이 없는데다 타 지역에 비해 임대료가 저렴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또 사무장병원은 보험범죄가 의심되더라도 개원한지 얼마 안 돼 폐업한 기관은 행정적으로도 조사할 방법이 없다는 점도 악용하고 있다.

부적정 진료, 필요없는 입원, 나이롱 환자, 허위 입원 등 보험범죄 모니터링 후 조사를 나가 보기도 전에 문을 닫은 경우도 부지기수라는게 심평원 광주지원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심평원 광주지원과 지역 한의사·한방병원협회는 최근 한방병원과 관련된 보험범죄 척결 방안을 논의했다. 이들은 한방병원의 잦은 개·폐업과 의료현장 애로사항, 한방 심사기준 및 심사사례, 광주지역 한방의료 주요 현안에 대한 의견 교환 등을 논의한 후 올바른 청구문화 확산을 위해 협력키로 했다.

김형호 심평원 광주지원장은 “광주지역 한방병원이 의료서비스 왜곡의 중심에 있다”며 “심평원의 심사·평가 기능을 집중해 왜곡된 부분을 바로 잡겠다”고 강조했다.

안수기 광주시한의사협회장은 “사무장병원과 보험범죄는 국민건강보험의 재정을 축내고 건전한 의료질서를 무너뜨리는 일”이라며 “광주지역 한의사들을 보는 사회의 부정적 시각이 매우 안타깝다. 누구 탓이든 이런 굴레를 벗어나기 위해 한의계 자정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유대용 기자 ydy2132@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