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태의 사주칼럼] 무위(無爲)

2017년 07월 26일(수) 19:21

미국 전 대통령 ‘로널드 레이건’은 “큰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작은 생선을 굽는 것과 같다”고 했다. 작은 생선을 구울 때는 조바심으로 타지는지 안타는지 보려고 뒤집게로 자꾸 뒤집고 휘저으면 생선살이 다 부서져서 먹을 것이 없게 되니 잡지만 잡지 않은 듯이 자연스럽게 구우라는 말이다. 이는 노자의 무위이치(無爲而治)의 사상을 인용한 것이다.

노자의 무위(無爲)사상은 여러 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첫째, 자신의 의지나 욕망이 시키는 대로 규율에 어긋나는 일을 하지 않는 것이다. 둘째, 자신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면서 큰 공로를 세웠다고 자만하지 않는 것이다. 셋째, 무위는 하지 않는 일이 없이 모든 일을 다 하는 것이다.

즉, 자연의 순리대로 규율을 따르며 자신의 의지나 욕망에 사로잡혀 규율을 위배하는 일이 없고, 자신의 본분을 다하며 공로를 세웠다고 자만심에 빠지지 않고, 마지막으로 규율의 힘을 빌려 하지 않는 일이 없이 모든 일을 다 하는 경지에 이르는 것이 바로 ‘무위’ 사상의 핵심이다.

이러한 사상이 가장 필요한 곳이 가정에서는 교육할 때, 직장에서는 회사에 충성을 할 때, 국가나 리더자의 입장에서는 경영을 할 때 필요하다.

현장에서 상담하다 보면 요즘 공부 좀 한다는 학부모들은 아이의 일거수일투족을 전부 간섭하고 개입해서 아이가 성인이 돼도 마마보이처럼 자율성을 잃게 만드는 부모들이 많다. 또한 직장에서는 자신이 어느 정도 성과를 냈다고 해서 자만하고 겸손치 못해서 동료들의 질투를 사거나 사장의 눈 밖에 나서 오히려 직위를 잃게 되거나 퇴출되는 경우도 많다.

국가지도자나 회사의 리더들은 자신의 능력을 과신한 나머지 모든 것을 독단적으로 처리하려다 탄핵을 당하거나 오너가 구속되는 사건들도 우리는 눈으로 보고 있다.

서초패왕이라 불린 전설적인 항우와 싸워 한(漢)나라를 세운 유방에게는 ‘한초삼걸’(漢初三傑)이라 불리는 장량, 소하, 한신이라는 뛰어난 신하가 있었다. 특히 한신은 나가는 전투마다 승리한 무패(無敗)의 용맹과 지략을 갖춘 장수로써 한나라를 건국하는데 가장 큰 공로를 세웠지만 여태후(女太后)에게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다. ‘토사구팽’이라는 사자 성어는 한신의 일화를 두고 만든 말이다. 한신이 비참한 말로를 맞이한데 비해 장량은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 말년을 편히 보냈다. 장량은 유방의 그릇을 보고 노자의 무위(無爲)사상을 본받아 나아갈 때와 물러날 때를 미리 안 지혜로운 사람이었던 것이다.

노자의 무위(無爲) 사상은 인생(人生)전반에 우리에게 진정한 지혜를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