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마당] 숲길에서 조병기 시조

2017년 08월 07일(월) 19:06

숲길을 가다가 문득
뻐꾸기 소리 듣는다

참으로 몇 해 만인가
보리 누름에 찾아온 새

찔레꽃 하얀 향기
누님생각 절절하다


건너 산에 꿩이 울고
꾀꼴새도 오락가락

떠났던 새들 돌아왔으니
얼마나 큰 축복이랴

어린 적 고향 마을도
눈 아래 와 있구나

<해설> 숲길에 들어서면 고요한 적막감과 평화로운 느낌이 마음을 느리게 흐르는 강물처럼 가라앉힌다. 이윽고 새 한 마리가 날아와 기척을 내면 친구를 만난 듯 반갑기 그지 없다. 어린 시절 고향마을 숲길을 걸어 읍내를 나가곤 했다. 숲길에서 그 아득한 시간을 거슬러 고향에 이르는 감회가 공감을 자아낸다.

<약력> 장성 출생, 시조문학, 현대문학을 거쳐 등단, 시집 ‘가슴속에 흐르는 강’ 5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