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태의 사주칼럼] 출납관(出納官)

2017년 08월 23일(수) 18:48

상학(相學)에서 회(淮)라는 큰 물길은 입을 말한다. 얼굴의 눈, 코, 입의 물길 중에서 제일 큰 물길은 입이다. 제일 크니까 바다가 된다.

모든 강물은 흘러서 바다로 모인다. 바다는 모든 것을 용납한다. 그러므로 입이 큰 사람은 포용력이 있다. 입이라는 바다는 인중(人中)을 통하여 모든 기운의 물결을 들인다.

입은 오관(五官)중에서 출납관(出納官)에 해당된다. 음식을 받아들이고 말이 나가는 곳이다.

한번 나간 말은 다시 거둬들일 수 없으니 말로써 화(禍)와 복(福)을 만들며, 온갖 시비가 발생한다. 남의 아픈 곳을 들춰내지 않고, 따뜻한 말로 위로해주며, 후덕하게 주위를 편하게 해주고, 또한 망령스럽게 이랬다저랬다 하지 않고 자기가 한 말은 이행하는 것을 입의 덕(口德)이라고 한다.

말이 많고 입만 열었다하면 남을 비방하고 깎아내려서 멀쩡한 사람을 도마 위에 올려놓고 난도질 해버려야 속이 시원한 언어의 폭력은 입의 적(口賊)이라고 한다.

구덕(口德)은 복(福)을 불러오고 구적(口賊)은 화(禍)가 달려온다. 입이 두텁고 단정하면 함부로 입을 열지 않아 구덕(口德)이 있으며 입이 얄팍하고 헤벌레하면 가벼워서 남이 한마디 하면 자기는 열 마디를 하니 구적(口賊)이 된다.

잘생긴 입은 모가 진듯하고 넓고 능선이 뚜렷하다. 고서(古書)에서는 ‘입이 널찍하고 풍성하면 큰 재산을 이룬다’는 말도 있다.

하지만 입이 크다고 다 좋은 것은 아니다. 힘이 들어가 있어야한다. 입이 큼직하게 잘생겼는데 기(氣)가 빠져 헤벌레하면 물이 빠져버린 바다처럼 배를 띄워볼 수도 없고 항해조차 못해보니 인생에 결실을 보기 어렵다고 본다.

사람은 어떤 결심을 할 때 어금니를 꽉 깨물며 입을 다문다. 손을 굳게 움켜쥐며 눈은 형형히 빛이 난다. 확고한 결심은 행동을 재촉하고 그것은 언젠가 결실과 연결된다. 그러나 입이 큼직하나 헤벌레한 사람은 이런 과정이 없다. 차라리 입이 작아보여도 꽉 다물어서 힘이 있어 보이는 것이 백번 낫다. 입이 크지만 입술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꽉 다물어 ‘일(一)’ 자(字)같이 보이는 입은 병권(兵權)을 쥔다. 사관생도 중에 이런 입이 많다. 입은 큰데 얼굴이 작은 사람은 육지는 작은데 망망대해의 푸른 파도만 출렁이고 있는 형태며, 얼굴은 큰데 입이 작은 사람은 물길이 적어서 넓은 초원이 사람으로 변해가는 것과 같다.

바다와 같은 입, 단순히 음식이 들어오고 나가는 곳이 아닌 길흉화복(吉凶禍福), 즉 복(福)이 들어오고 나가는 중요한 출납관(出納官)이라고 생각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