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정치재개 행보 본격화 강기정 전 의원 “내년 지방선거는 광주의 새 도약 이끌 절호의 기회” 각 분야 전문가 참여 싱크탱크 ‘광주성장’ 출범 ‘5·18 전투기 출격설’ 취재에 직접 도움주기도 현안 해결 전문성 갖춘 정치인 역량 발휘하고파 jskim@kjdaily.com

2017년 08월 28일(월) 19:50

프로필 ▲1964년 고흥 출생 ▲광주 대동고·전남대 전기공학과 졸업 ▲17-19대 국회의원 ▲민주통합당 최고위원 ▲새정치민주연합 정책위의장 ▲대한민국 우수국회의원 대상

대담=김진수 서울취재본부장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강기정 전 의원이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자신의 싱크탱크격인 ‘광주성장 the CUBE’를 출범시키는가 하면, 최근에는 ‘5·18 공군 전투기 광주 출격 준비설’을 취재하려는 언론에 직접 도움을 주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재개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는 강 전 의원을 만났다.

▲지난 총선 당시 뜻하지 않은 공천 배제 후에도 당을 떠나지 않았는데….

-당의 컷오프를 통과한 저를 ‘친노 배제’라는 명분으로 공천에서 탈락시킨 것은 참으로 쓴 잔이었다. 하지만 탈당과 분당의 바람이 거센 상황에서 당을 지켜야 했다. 당이 건강하고, 건강한 당을 중심으로 한 정당 민주주의가 발전해야 정치도 발전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래서 당에 남았고, 대신 재충전의 시간으로 나를 돌아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당시 5시간 6분의 국회 필리버스터를 끝으로 독일 행을 택했다.

▲왜 독일을 택했고, 독일에서는 어떤 시간을 보냈나.

-왜 독일인가를 묻는다면 답은 에너지다. 제가 전기공학도 출신인데다 노무현 정부 때 한국전력의 지방이전에 나름의 역할을 했다. 우리 지역 성장동력의 핵을 에너지로 봤기 때문이다. 아시다시피 독일은 탈원전에 성공했고 신재생에너지의 선두주자가 됐다. 독일의 탈원전과 신재생에너지, 지방분권, 강소기업, 통일과 생활 민주주의 등을 공부할 생각으로 독일을 선택했다. 베를린자유대학교에 방문학자 자격으로 상주하면서 베를린, 함부르크, 뮌헨 등 주요 지자체는 물론 기사당, 녹색당 등을 돌며 행정가와 정치인들을 만났다. 프라이부르크市, 프라운호퍼연구소, 한화큐셀 등 에너지 관련 기관과 아디다스, 지멘스, 파버카스텔 등 기업 변화의 현장, 4차산업을 선도하는 독일의 산업과 에너지 박람회를 방문했다. 세계적 에너지 전문가인 미란다교수를 비롯한 각 분야의 전문가들과도 면담을 가졌다.

▲최근 5·18 당시 공군 전투기 들이 공대지 폭탄을 장착한 채 광주로 출격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는 한 종편의 보도가 있었다. 취재과정에 도움을 준 것으로 안다.

-새 정부 출범 후 5·18 기념식이 있었는데, 그 중계방송을 보던 5·18 당시 공군조종사께서 심경의 변화가 있어서 JTBC에 제보를 했다. 제보를 받고 취재를 맡았던 기자가 바로 대선 당시 저의 전담 마크맨이었던 JTBC의 유모 기자였다. 그가 저에게 이런 제보가 들어왔다고 바로 연락을 취해왔다. 그래서 당시 국방부 5·18 진상규명에 참여했던 지역의 조사위원들과 관련 연구원들을 연결시켜주었다. 제보를 통해서 그동안의 5·18 진상규명은 육군 일부에 한정된 미완의 조사였다는 사실에 참담한 마음이 들었다. 최근 영화 택시운전사가 많은 관객을 모았고, 5·18의 진실에 한발 더 다가설 수 있는 ‘전투기 출격 대기설‘과 같은 새로운 제보가 들어오고 있다. 대구지역에서는 참여연대가 중심이 돼 5·18 관련 제보창구를 열기도 했다. 이런 여러 계기를 통해 5·18의 진실이 제대로 밝혀지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

▲‘5·18’은 정치인 강기정에게도 깊은 영향이 있지 않은가.

-전남대 재학 시절, 5·18학살과 전두환 정권의 폭압에 항거해 3년 8개월 동안 옥고를 치렀다. 현실정치에 뛰어들어 세상을 바꿔보겠다고 한 것도 5·18로 배운 민주정신의 구현을 위해서였다. ‘임을 위한 행진곡’의 기념곡 제정과 제창을 위해서 백방으로 노력을 했고 관련된 내용을 엮어 ‘노래를 위하여’라는 책을 발간하기도 했다. 또 5·18을 헌법전문에 포함시키겠다는 문재인 후보의 공약을 만드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5·18은 개인적으로는 정치인 강기정을 있게 했고, 우리 역사를 민주주의로 진전시켰다. 새로 나온 제보를 바탕으로 한 발포명령자를 비롯한 5·18 진상조사가 제대로 이뤄져야 할 것이다.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 선대위 총괄부본부장, 앞서 민주당 경선에서는 문재인 캠프 종합상황실장을 역임할 정도로 문 대통령을 만든 핵심인물 중 한명으로 꼽히고 있다. 당초, 청와대 입성 또는 공공기관장으로 갈 것이란 하마평도 많았다.

-문재인 대통령과의 인연은 2012년 대선 때 직능본부장을 시작으로 지난 대선 때는 캠프의 종합상황실장과 선대위 총괄부본부장을 맡았다. 호남의 대선공약을 만들었고, 이를 새 정부의 국정과제로 이어지도록 역할을 했다. 사실 이번 대선에서 호남은 정권교체의 주도적 역할을 했다. 호남이 만든 문재인 정부가 성공하려면 먼저 광주가 성공을 해야 한다. 아시다시피 새 정부는 연방제 수준의 지방분권을 하겠다, 에너지 전환을 통해 더 나은 미래를 만들겠다고 천명했지 않은가. 그 주도적 역할을 광주가 해나가야 한다고 본다. 독일의 프라이부르크같은 에너지자립도시, 레겐스부르크와 같은 일자리 많은 도시를 이번 정부에서 광주의 자치역량으로 이뤄내야 한다. 그것이 광주도 사는 길이고, 정부도 성공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저는 새 정부를 가장 잘 도울 수 있는 일로 그 길을 택했다. 새 정부의 정책기조와 보폭을 같이 할 수 있는 지역 정책의 개발과 성장의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강 전 의원은 광주시민들이 생각하는 차기 광주광역시장 선거에 나설 유력 후보자 중 한명이다. 다수의 시민들은 차기 광주시장 선거가 단지 명망가들의 인기투표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무엇인가 다른, 무언가 더 중요한 것이 이번 지방선거에 있다는 것이다. 강 전 의원이 생각하는 내년 광주시장 선거의 의미는 무엇인가.

-그동안 광주는 세 번의 큰 고립을 겪었다. 5·18 때와 3당 합당 때, 그리고 이명박·박근혜 정부 하에서다. 이제 새 정부는 광주의 기회다. 새로운 지방정부의 리더 기준 또한 자치역량을 강화시킬 정책 전문성과 지역성장에 대한 의지가 돼야 할 것이다. 이 기회를 통해 광주는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 자치역량을 높이고, 주도적인 성장플랜을 짜서 새로운 도약을 해야 한다. 내년 지방선거는 그래서 중요하다. 광주가 성장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놓쳐서는 안 된다.

▲운동권 출신 정치인, 투사적 이미지가 강한데 이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

-독일을 이끌어가는 정치인들 가운데는 68운동 세대들이 많다. 녹색당을 만든 주역들이 68운동 세대들이고, 오늘날 독일 시민사회의 생활운동을 정착시킨 주역들이 68세대들이다. 독일에 남은 권위주의의 잔재를 청산하자 부르짖었던 그들은 지금 독일사회의 미래적 가치를 만드는 역할을 하고 있다. 민주화에 헌신했던 한국의 386 정치인들도 그런 역할을 할 때가 됐다. 저는 의정생활 동안 국토위, 예결위, 행안위 정무위 보건복지위 등 경제관련 상임위를 두루 거쳤다. 386 출신의 정의감이 바탕에 있지만 현안에 대한 전문성을 키워왔고 노력하고 있다. 그런 제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본 이들은 저를 협상의 달인이라고 한다. 연금문제, 예산문제 등 얽혀있는 현안들을 풀어내고 일이 되도록 관철시키는 힘이 정치인 강기정의 가장 큰 강점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다. 불안한 386이 아니라 정의에 바탕한 전문성,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을 가진 정치인으로서 역할을 할 것이다.

▲끝으로, 최근 출범한 씽크탱크 ‘광주성장 the CUBE’에 대해 한마디 해 달라.

-저의 정책적인 파트너인 ‘광주성장 the CUBE’는 지역사회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올 모임이라고 생각한다. 더 큐브 연구소장인 김준하 광주과학기술원 교수는 고려대 재학 시절 풍물패와 걸개그림동아리 활동을 하던 운동권 학생이었다. 이후 캘리포니아 주립대에서 석·박사를 한 물 전문가이자 빅데이터 전문가다. 그런 최고의 전문가들이 가슴 속에 품고 있던 사회 변화에 헌신하겠다는 의지로 뭉쳤다. 독일을 돌아보니 정책연구소들이 참 많더라. ‘광주성장 the CUBE’에는 젊은 과학도, 지역의 원로교수님들, 각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하고 있다. 문재인 후보의 싱크탱크 ‘국민성장’ 자문위원장을 역임하신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가 명예고문을 맡아주셨다. 내년 지방선거는 정책선거가 돼야겠다. 제대로 준비해서 지역의 변화에 기여하고자 한다. /jskim@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