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0년 호남 차별의 역사 계속되나 남성숙 광주매일신문 사장 ssnam48@kjdaily.com |
| 2017년 09월 06일(수) 19: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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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새 정부 들어 첫 편성된 2018년 예산안이 공개되자 지역민들은 크게 실망했다. 많은 세월 누적된 불평등·차별을 해소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광주 1조7800여억원, 전남 5조5000여억원이다. 내년 정부 예산이 올해 예산안보다 7.1%가 증가한 점을 고려하면 광주시와 전남도의 증가폭은 너무 적다. 특히 광주순환도로(2구간) 건설 사업비와 호남고속철도 2단계 사업, 광주-완도 간 고속도로 등 광주·전남 주요 사회간접자본(SOC) 관련 사업비 대부분이 올해 사업비보다 큰 폭으로 감액됐다.
그동안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광주·전남지역 SOC예산 반영률이 다른 지역에 비해 크게 낮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호남에 대한 SOC 관련 예산 삭감은 지역 균형발전에 역행할 뿐 아니라 이 정부가 5년동안 추진해야할 호남차별 해소책과도 거리가 멀다.
더군다나 광주시 역점사업인 자동차전장부품 고안전 지원체계 구축사업과 친환경차 안전연구원 설립 예산 등은 한푼도 반영되지 않았다. 전남도가 3500억원을 건의했던 목포-보성 남해안 철도 건설 사업비도 1999억원만 반영됐고, 500억원을 건의한 흑산도 소형공항 건설비도 167억원 만 반영돼 대부분의 SOC 관련 예산이 절반 이상 가량 줄어들었다.
보수정권 10년 동안 이어진 호남권과 영남권의 SOC(사회간접자본) 예산 격차가 이 정부에서도 여전하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전남도는 50%를 갓 넘긴 반면 영남권인 경북도는 요구액 대비 정부 반영률이 57.56%, 울산시는 60% 가량 된다. 반영률에 따른 격차도 격차지만 더욱 더 큰 문제는 예산 규모다. 호남권과 영남권의 SOC 예산 반영률은 한 자릿수 차이를 보이지만, 예산 금액으로는 수천억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경북도의 중부내륙단선전철(이천-문경)은 2천280억원, 중앙선복선전철화(도담-영천)은 2천560억원이 정부안에 반영됐다. 이 두 사업만으로 경북도는 전남도 반영액의 50%에 이른다. 경남도의 함영-울산 고속도로 건설 사업은 4천억원 요구에 정부는 1천200억원을 반영했다.
호남이 크게 기대했던 문재인정부마저 호남권과 영남권의 SOC 예산 격차를 줄이지 못한다면 호남의 불평등·차별의 격차는 영원히 줄이지 못한다. 이러는 동안 광역단체와 국회의원들은 뭘 했단 말인가. 국민의당은 ‘신 호남 소외론’을 거론하며 비판하고 있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 소외받았던 지역 상황을 고려치 않고 SOC 예산 축소 기조를 동일하게 적용한 것은 애정과 배려가 없는 처사다. SOC뿐 아니라 대통령 공약사업도 상당부분 반영하지 않은 것은 호남의 미래에도 관심이 없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를 두고 국민의당 황주홍 의원은 ‘사다리 걷어차기’로 표현했다. ‘사다리 걷어차기’는 자국 산업 보호 관세와 항해 규제를 통해 선진국으로 성장했던 국가들이 후발 개발도상국가들에게는 동일한 잣대를 강조하면서 선진국으로 올라갈 길을 차단하는 행태를 이른다. 황의원은 호남 SOC 예산 사다리 걷어차기의 대표 사례로 호남고속철도 예산 95% 삭감을 꼽았다.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에서 전남도가 건의한 호남고속철도 2단계 사업비 3000억 원 가운데 5.13%에 불과한 154억 원만 반영했다. 문재인대통령도 조기 완공을 약속했었던 사업이다.
잘알다시피 역대 정권의 호남차별로 인해 호남권은 영남권이나 충청권보다 고속철도와 공항 등 기반시설이 크게 미흡하다. 전남의 경우 도로 포장률은 79.2%로 전국 평균 84.8%에 못 미치는 상황. 박근혜 정부 4년간 도로 등 교통 시설을 확충하고 관리하기 위해 광역자치단체에 보조하는 예산의 90% 이상이 수도권과 영남권에 집중 배정됐다. 반면 낙후 지역인 호남에 지원된 금액은 전체의 1.8% 수준에 그쳤다. 특히 영남은 수도권과 거의 차이가 없을 정도의 막대한 예산이 지원된 것으로 드러나 박근혜 정부 당시 교통 시설 예산마저도 영호남 차별이 극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 시절 10년 간 호남 대선 공약 이행률은 10% 미만이다. 지난 10년동안 뒤쳐진 부분을 만회해주려면 거의 200% 반영을 해준다해도 아쉬울 판이다. 국토부의 제3차 대도시권 혼잡도로 개선사업(2016~2020년)의 경우 부산은 5개 사업에 1조2200억원, 대구가 3개 사업에 4300억원이 반영된 반면 광주는 2개 사업에 사업비도 1700억원에 불과하다.
이런 식이라면 호남차별해소특별법이 필요해 보인다. 예산을 편성하는 부서의 생각이 대통령이나 정부여당의 호남균형발전 전략과 다르다면 특별법 속에서 물리적인 환경을 조성해 50여년간 지속된 호남 홀대를 해소해가야 한다. 새 정부 광주·전남 SOC 예산 삭감은 분명히 지역 균형발전 역행이다.
호남인이 도로·철도·교량·항만이 절대 부족한 입장을 고려해 달라, 국토 균형발전 차원에서 특별 예산배정을 해 달라, 타 지역에 비해 현저히 뒤처진 호남에 만회할 기회를 달라, 이런 호소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너무나 당연한고도 정당한 주장이다.
애정과 관심이 있으면 방법을 찾아낼 수 있다. 호남 민심이 더 들끓기 전에 호남의 부족한 SOC 구축, 대의적인 차원에서 답을 달라.
/ssnam48@kj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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