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픈 역사의 현장을 가다 이영순 |
| 2017년 10월 10일(화) 18:5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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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가 단재 신채호 선생의 말씀이다. 국외연수를 준비하고 추진하며 늘 마음속에 담고 있던 문구이기도 하다.
지방의원의 길에 들어선 지도 벌써 8년의 시간이 흘렀다. 여러 차례 국외연수를 다녀왔지만 이번 연수의 감회는 새로웠다. 역사는 살아있는 존재며, 역사는 반복되기 때문이었다.
이번 국외연수는 러시아 극동지역인 블라디보스토크, 우수리스크, 사할린을 경유하는 일정이었다. 이곳은 항일운동의 살아있는 역사 유적이고, 한민족의 중앙아시아 강제이주의 시작점이다.
안중근의사 기념비, 고려인역사관, 최재형 선생 생가, 이상설 선생 유허비, 항일 독립운동 본거지 신한촌 기념비 등을 마음으로 둘러봤다. 그리고 사할린으로 길을 옮겼다.
특히 고려인 기념탑인 망향의 탑은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그 시절 강제노역을 당했던 4만여명의 그리움과 슬픔이 가슴에 전달됐기 때문이다.
망향의 탑은 한국 봉사단체에서 지난 슬픈 역사를 상기하기 위해 60여년 만에 세워진 것이다. 사할린에서 강제노역에 징용당한 한인들은 해방과 함께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이곳 망향의 언덕에서 기원했다.
하지만 결국 그들은 염원했던 한국과 고향으로 돌아갈 수 없었다. 블라디보스토크역에서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 됐던 아픈 역사의 현장으로 남았다. 그들의 그리움이 귓가를 맴돌았다.
이번 연수 기간 내내 마음이 편치 못했다. 수많은 독립운동가의 목숨과 피 그리고 한이 서려있는 역사 현장을 며칠 사이 쉽게 밟고 지나간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지방의원으로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할 수 있을까라는 화두가 머리를 맴돌았다. 더욱이 우리 시대 사람들이 역사를 지나간 과거로 폄하하고 있는 것은 아닌 지 우려감마저 들었다.
역사는 과거를 통해 현재를 돌아볼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자료다. 더욱이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판단 근거가 된다. 그래서 역사는 죽지 않고 반복되는 것이다.
우리는 경제적 부를 쌓은 이후 해외봉사나 가난한 나라를 도와주는 활동에만 주력했다. 하지만 정작 우리를 위해 피를 흘린 독립운동가와 낯선 이국땅에서 살아가고 있는 고려인에게 무심했던 것이 사실이다.
멈춰버린 역사의 시계를 돌리고 싶었다. 기초의원으로서 적은 힘이지만 동포들에 대한 관심과 정책을 고민해야 할 시간이었다. ‘역사를 잊지 않은 민족에게 미래는 있다’라는 글이 새삼 머리에 각인됐다.
그동안 추진됐던 선진지 벤치마킹이나 국외연수와 달리 역사를 통해 지방의원으로서 역할에 대한 재정립이 이뤄진 좋은 기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