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라도 역사 재정립 호남인 자긍심 높이자” 전라도 천년 D-1년 심포지엄 |
| 2017년 10월 18일(수) 19:4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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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 지역은 선사-삼국시대 6세기 중반까지 마한, 옹관고분사회 등 독립 문화권을 형성했다. 이후 통일신라를 거쳐 고려 1018년(현종9년) 강남도와 해양도를 합해 전라도라는 명칭을 부여했다. 조선시대에는 1896년 전라남도와 전라북도가 분리됐고, 해방 이후인 1946년 제주도, 1986년 광주광역시가 각각 떨어져 독립 도시를 이루게 됐다.
‘전라도’의 역사상 처음 등장 시기는 고려 지방행정 지도상에 5도 양계 하나로 표기되면서부터다.
역사적인 사료를 보면 나주는 원래 군 단위의 행정 구역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다가 후삼국 시기에 나주 나씨 나총례가 궁예 밑에 있었던 왕건과 결탁해 나주를 점령토록 도와주면서, 이에 궁예는 금성군에서 나주로 승격시켰다. 고려 시대 거란 2차 침략으로 현종이 나주로 피난가면서 10일간의 환대를 잊지 못해 1018년 지방행정제도 개혁 시 나주를 목(牧)으로 승격시켜 전주와 더불어 전라도(全羅道)를 탄생시켰다.
전라도 탄생의 의의는 견고한 지역 정체성을 꼽을 수 있다. 고려 지방행정제도 5도 중 전라도 명칭이 가장 먼저 나왔으며 자주 바뀌었던 다른 도의 명칭보다 변화가 적었다. 영역 또한 현재까지 거의 변화가 없는 점이 끈끈한 지역민의 자부심을 엿볼 수 있다.
그러면 ‘호남’이라는 말이 언제부터 나왔을까. 조선왕조 역사를 집대성 한 조선왕조실록 중 세종실록 1447년(세종 29) 집현전 교리 하위지(河緯地)의 상서(上書)에 처음 등장한다. 이후 ‘중종실록’부터 ‘영남’이란 말과 보편적으로 사용된다.
호남이란 별칭은 세조 이후 성종, 중종을 거치면서 등장해 전라도가 단지 행정구역상 구분되는 곳이 아니라 정서적으로 구분되는 곳임을 의미한다. 이는 오늘날로 이어지는 ‘호남’의 탄생을 의미한다.
호남에 대한 정서적 인식은 절의·비판·실천정신 등 의향적 성향을 드러낸 사림과 민중성이 부각돼 소외, 저항, 한 등의 변방으로서의 이미지가 강하다. 풍요로운 자연은 주는 삶의 질과 여유가 있어 예술적인 풍치를 보임으로써 예향(藝鄕)의 소재들을 남겼다.
호남은 역사교육에서 예향과 의향, 현대사에서 민주화의 주역 등으로 나오고 있다. 하지만 동학농민혁명, 광주민주화운동 등 의향(義鄕)의 증거로 내세운 이미지 등을 통해 만들어진 ‘민주성지’라는 인상은 오히려 이념적 갈등, 정치적 소외로 이어지면서 전라도의 이미지를 왜곡시키는 구실이 되기도 했다.
2018년 전라도 정도 천년을 맞아 전라도의 부활을 위해 바른 이미지 형성의 노력이 필요하다. 본보기가 되는 예가 프랑스의 역사테마파크 ‘퓌뒤푸’이다. 방데라는 이 지역은 1789년 프랑스혁명 직후인 1793년 전쟁이 발발, ‘반(反)혁명’으로 규정됐다. 대혁명을 현대 프랑스의 시발점으로 간주한 대다수 프랑스인들에게 방데란 이름은 극히 부정적인 이미지로 남아 있었다.
지역 주민들은 민간인 방데전쟁 당시, 공화파 군대가 자행한 대량학살을 기억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했고 혁명이 낳은 급격한 변화에 대한 저항을 의미하는 ‘대항혁명’이란 평가가 등장했다.
이런 인식의 변화를 토대로 조상들의 한풀이 한마당 잔치를 의미하는 ‘시네세니’ 운동을 전개, 프랑스인과 유럽 전역에 방데전쟁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확산시켰다.
시네세니는 ‘조국을 배신한 반역자 집단’ 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벗고 창의적인 문화콘텐츠 생산자라는 새로운 위상을 구축케 했다. 이는 관광을 통한 경제적 효과도 커, 1989년 테마파크 건립으로까지 이어졌다. 지난 2013년 현재 연간 방문객 174만명, 총 매출액 한화 795억원의 경제지표를 보여주고 있다.
프랑스 방데의 성공은 왜곡된 전라도, 호남의 이미지를 해소하는 소중한 대안이 될 것이다. 또한 전라도 역사의 바로알리기와 역사바로세우기에 앞장서야 호남인의 자긍심을 고취시킬 수 있다.
마한 역사의 재발견으로 역사 제대로 알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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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 차별의 역사는 위조문서의 정치화 과정에서 시작됐다. 이는 943년 왕건이 죽기 전에 박술희를 불러 유훈으로 남겼다는 ‘훈요십조’ 중 제8조로부터 전라도 차별이 비롯됐다는 것. 하지만 훈요십조는 거란의 침입으로 불타 없어졌다가 최항의 집에 소장돼 있는 것을 현종에게 바쳐 세상에 알려 왕건의 유훈은 위서(僞書)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일반적 학설이다.
훈요십조 제8조의 차령 이남의 인물을 등요하지 말라는 것은 역사적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 문서가 발견된 현종대의 정치적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훈요십조는 위서였음에도 12세기 반호남(백제)세력에 의해 정치적으로 활용됐고 이후 진실로 기능했다.
전라도 지역은 고대 이래로 물산이 풍부하고 넉넉했다. 조선시대 16세기 이후 세금을 거둬들일 수 있는 토지는 전라도 지역이 가장 많았다.
정치의 부재와 문란으로 전라는 탐학의 땅으로 변했고 전라도인은 상대적 박탈감에 빠졌다. 근대 산업화 과정에서 전라도는 산업화를 지탱하기 위한 ‘농도(農道)’로 개발이 제한될 수밖에 없었다. 전통적 농업 경제의 풍요가 수탈과 근대화의 정치산업화 과정에서 ‘차별’의 이미지로 전환하게 됐다.
소외, 낙후라는 전라도 이미지는 긍정적이고 않고 미래지향적이지 않는 단어들로 대변되고 있다. ‘한, 소외, 차별, 지역감정’의 대상으로 수많은 전라도 폄하어가 난무하고 있다.
이 때문에 동학과 5·18민주화운동 등 시대 변혁과 혁명이 가지는 새 시대의 열망을 담은 긍정적 모습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21세기를 살아가는 대한민국의 가치가 전라도에서 출발했고 전라도가 지켰다는 점을 긍정적 이미지로 정립하고 확립해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 전라도는 역사 재정립을 통해 자긍심을 고취해야 한다. 즉 고대사 복원을 통한 전라도 뿌리 찾기가 그 출발점이다. 전라도 역사 재정립은 마한 역사의 재발견으로 출발해야 한다. 아울러 백제시대 전라도 지역의 문화유산 등 역사도 재검토하고 정리해야 한다.
호남정치 정상화 위해 경쟁구도 정착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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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민주주의는 호남인의 희생과 헌신 속에서 발전했다. 1987년 6공화국 헌법과 함께 절차적 민주주의의 기본 틀이 갖춰진 후에도 호남은 여전히 민주주의의 파수꾼 역할을 자임, 요구받고 있다.
지난 5월 치러진 대통령 선거는 촛불혁명의 성과물이었다. 하지만 민주세력의 중심지라고 자처했던 호남은 자랑스런 축제 앞에서 유력한 대선 후보 한 명도 배출하지 못했다. 이런 모습은 한국 민주주의를 위해 지역정치를 부차적으로 치부한 데서 나온 필연적 결과물이다. 독재 대 반독재라는 이분법적 구조가 지배한 시기에는 이런 선택이 나름대로 의미와 정당성을 가졌다.
하지만 2010년 이후에는 이 구조가 유지되지 않아 중앙정치와 지역정치가 병행해 발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현재 광주시 5개 자치구 구의원 평균 연령은 50대다. 1대 기초의회에서는 20-30대가 총 30명이었는데 7대 현 의회 때는 1명밖에 안 되는 현실이 우리 지역이 젊은 정치인 육성에 매우 소홀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호남정치를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경쟁구도의 정착이 중요하다. 그동안 호남지역은 일당 지배지역이었다. 호남지지 기반하는 정당에 깃발을 꼽으면 당선이 예약된 것이다.
경쟁이 없다보니 당이 좋은 후보를 공천하는 데 상대적으로 소홀했다. 금년 대선 때 유력한 대선후보를 배출하지 못한 것은 이런 정치환경의 필연적 결과다. 호남에서 경쟁구도가 정착되려면 다당제가 안착돼야 한다. 승자 독식주의를 타파하고, 득표율이 더 많이 반영되며, 소수세력의 대변자도 정치권 진출이 용이하기 위해서는 선거법 개정이 불가피하다.
또 호남의 정치적 소외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100% 승자독식주의 제도인 지금의 제왕적 대통제를 개선해야 한다. 선진 민주국가들처럼 정당간 연합정치가 일상화되는 환경이 가능한 권력구조의 채택이 바람직하다.
내년 지방선거 때 개헌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국민 대다수 사이에서 형성되고 있다. 지방분권은 행정부서와 재정권을 함께 이양하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
4차 산업혁명·亞경제권 관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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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화 이전에 전라도는 풍요로운 곡창지대로 국가경제를 주도했다. 하지만 산업화를 거치면서 경부축 중심의 불균형 발전 전략으로 소외됐다.
각 지자체의 최대 관심은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인구 감소다. 인구 늘리기의 가장 좋은 방법은 대형 공공기관이나 대규모 기업을 유치하는 것이다. 대기업 유치의 경우 입지, 노조, 임금 등 여러 요인에 의해 결정되는데 윤장현 광주시장이 주축이 돼 노사민정 대타협을 통해 탄생한 ‘광주형 일자리 모델’이 그 해법이 될 것이다. 광주시가 추진하는 ‘연간 30만대 생산 친환경자동차 완성차 공장’ 유치는 본 공장 직원과 1-3차 협력업체까지 수만명의 일자리가 생기게 돼 경제적 파급효과가 대단할 것이다.
또한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새로운 기회요인이 발생하고 있다. 기초 체력이 튼튼하고 연구개발 성과를 많이 보유한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은 빠른 속도로 앞서갈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우리나라는 기초 연구개발 성과가 부족하고 인공지능이나 CPS와 같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지 않아 불리한 상황이다. 게다가 수도권과 대전을 중심으로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돼 전라도가 미래에도 소외될 가능성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빛가람 혁신도시를 중심으로 에너지 밸리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인공지능이나 사물인터넷과 같은 기계를 움직이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에너지임을 생각하면 에너지밸리 프로젝트야 말로 4차 산업혁명의 근저를 뒤흔들 중요한 산업이다. 이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면 전라도에 새로운 희망이 나타날 것이다.
자동차·철강·석유화학·조선산업 등 주력산업의 구조고도화와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적극적 대응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사드 문제로 주춤하고 있지만 중국은 전라도 경제에서 중요한 기회요인이다. 떠오르는 시장으로서 아세안과 인도를 활용해 전라도 경제가 비상해야 한다. 이를 위해 범 국가 차원의 경량소재산업을 육성하고 세계적 소재·부품 거점단지를 광주나 순천시(해룡산단) 등에 조성해 가볍고 강한 경량 우수 소재와 부품을 생산, 아세안과 인도에 수출하는 길을 열어야 한다.
연대와 협력의 열린 공동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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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는 인구 감소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전남의 경우 혁신도시 유치지역인 나주를 비롯, 무안, 순천 등을 제외하고 감소 추세다. 전북은 거의 모든 지역이 감소하고 있다. 한국의 산업화 시대 인구 대이동(이촌향도)은 전통적인 농어촌 지역에서 생활했던 사람들에 의해 주도됐다. 대표적인 이주자가 전라도 사람들이었다.
1960-1970년대 지역주의가 정치 이데올로기로 작동하면서 전라도 사람들에 대한 편견과 부정적 이미지가 만들어졌고 전라도 사람들은 어느 지역에 정착하든 차별 경험을 갖게 됐다. 이에 대해 집단적 결속력으로 대응했다.
일본의 경우 인구 감소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과소지역 대책으로 ‘한계부락’ 논의가 이뤄졌다. 인구의 자연 감소 경향 관찰과 지역간 비교, 고령화율이 타 지역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지역을 발견하고 국가 차원에서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기 위한 것이었다. 이는 한국 사회에 인구감소 문제를 효용성 차원에서 풀어가는 것의 효과와 문제점 진단, 미디어가 전달하는 지역 이미지의 위력, 지역주민 스스로 찾아가는 지역재생 방법 등의 시사점을 주고 있다.
이제 어떻게 열린 공동체를 만들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때다. 전라도 사람들은 어떠한 지역성(locality)과 지역정체성(local identity)을 만들어가며 지역발전을 꾀할 것인가 논의해야 한다.
지역민들이 어떤 지역을 만들어가고 싶은가에 따라, 그리고 지역민들이 자신의 지역이 어떤 지역이기를 원하는가에 따라, 지역민의 다양한 욕구와 이해관계와 접합돼 지역정체성은 달라질 수 있다.
세계의 사회·문화 상호교류가 더욱 활발해지고 있는 지금, 세계성과 지역성 간의 새로운 접합 경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물리·공간적 근접성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 안의 사회·심리·문화적 거리감을 없애는 것이다. 지역의 내재적 발전과 외부적 영향을 동시에 고려할 수 있는 지역 기반 조성이 필요하다. 다양한 문화를 수용하는 지역 기반의 조성은 매우 중요하다. 이것이야말로 지역사회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을 드러나게 하는 것이며 이런 과정에서 다양한 집단들이 공존해 살아가는 터전으로서 지역사회의 수용성은 커질 수 있다.
천년문화 담을 콘텐츠산업 육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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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에는 다양한 예술과 정의가 살아있다. 맛이 있고 언제나 열려 있었다. 섬이 많은 전라도는 다양한 설화가 있고 문인을 다수 배출한 풍부한 상상력이 있는 곳이다.
근대문화유산은 지역산업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우리 모두의 삶의 흔적이자 새로운 도시 문화의 모티브가 될 수 있다.
친환경 자연사상의 바탕인 소쇄원은 순천만 국제정원과 함께 정원산업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금동식리 등 마한 유적에서 볼 수 있는 독창성과 심미성은 천년의 전라도 그 이전 고유의 DNA가 있다. 최고의 비단은 신창동 유적지 영산강 유역에서 출토됐다. 나주 천연염색은 나주가 실크로드의 메카로 발돋움할 수 있는 단초를 마련했다.
전라도 문화유산은 아날로그 시대에 가둬두지 않고 디지털시대에 맞는 문화콘텐츠 산업을 적극 육성해야 한다. 전라도는 창의성을 비롯해 심미성, 혁신성, 효율성, 친환경성, 융복합성 등 4차 산업 혁명에 걸맞는 요건을 두루 갖춘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광주시는 4차 산업혁명에서 경쟁력있는 문화콘텐츠산업의 생태계가 잘 구축돼 있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 5대 콘텐츠 육성도시, 유네스코 미디어아트 창의도시, 문화콘텐츠전략산업지역 등이 바로 그 예다. 이런 흐름에 발맞춰 콘텐츠 진흥 전략을 위해서는 학교 교육방식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19세기 도입된 현 교육방식은 유통기한이 지났다. 초등학교때부터 창의성을 키워주는 교육이 절실하다. 스웨덴이 최고의 발명국가가 된 것은 어린 꿈나무들에게 창의적 교육을 해서다. 문화적 생태계를 다가오는 4차 산업에 맞게 선도적으로 구축해야 한다. 빅데이터, 스토리텔링할 때 인공지능(AI)을 도입하는 등 문화콘텐츠의 융복합 전략으로 희망을 봐야 한다.
천년 넘게 축적된 전라도의 문화 자산을 키우는 기구가 필요하다. 전라도는 타 지역을 벤치마킹하는 ‘미투(me too)’ 나도 전략이 아닌 선구적인 입장에서 문화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
거대한 공장없이도 혁신 하나로 살 수 있는 시대가 왔다. 전라도는 몸 속 내재돼 있는 문화적인 DNA를 분출할때다./정치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