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가 소장 작품은 이우환 ‘점으로부터’ ●광주시립미술관 작품수장고 최초 공개행사 가보니 총 6개 수장고 내 425평 규모 4천742점 고유번호 매기고 크기·재질에 따라 보관 정겨울 기자 jwinter@kjdaily.com

2017년 10월 19일(목) 19:02

광주시립미술관이 ‘2017미술주간’ 행사의 일환으로 지난 18일 오후 지하 1층 수장고 일부를 일반인에게 최초 공개했다. 행사 참석자들이 미술관 2수장고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16억원 호가>
미술관 작품수장고는 어마어마한 자산 가치를 소장하고 있는 보물창고다. 일반인들의 출입이 엄격히 통제되는 공간이자, 담당자가 아니면 드나들 수 없는 곳이기도 하다. 쉽게 들어갈 수 없는 공간이니만큼 수장고에 대한 궁금한 게 더 많다. 광주시립미술관이 작품 수장고에 대한 일반인들의 궁금증을 해소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광주시립미술관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최하는 ‘2017미술주간’ 행사의 일환으로 지난 18일 오후 수장고를 공개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2007년 미술관 개관 이후 최초로 일반인에게 공개하는 자리여서 의미를 더했다.

18일 광주시립미술관 수장고 공개 행사에는 전남대, 조선대 미술대학 보존수복 관련 전공 대학생들이 참석했다. 김재민·허진 전남대 교수, 강민우 조선대 교수 등도 참석했다.

행사는 ‘큐레이터와 컨서베이터의 시각’이란 주제로 이뤄졌다. 관람자들의 작품에 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전시기획자(홍윤리 학예연구사)와 컨서베이터(윤영필 학예연구사)가 진행했다.

광주시립미술관은 총 1408㎡(425평) 규모의 지하 1층 내 6개의 수장고를 갖추고 있는데, 이날은 제한적으로 2·3수장고만 볼 수 있었다.

2수장고는 비교적 큰 크기의 작품들을 보관하고 있으며, 3수장고는 하정웅컬렉션을 보관하는 곳이다.

미술관은 현재 총 4천742점을 소장 중이며, 이 중 2천203점은 순수 소장품, 2천539점은 하정웅 선생 기증품이다. 광주시립미술관 내부 전시 이외에도 타 미술기관에서의 전시를 위해 반입·반출이 이뤄지고, 연평균 700여점이 세상에 공개된다.

미술관 자체 소장품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480억원 정도이며, 여기에다 각 작품의 보험료까지 더하면 수백억원에 달한다.

수장고 문이 열리고 행사 참석자들은 칸칸이 보관된 작품을 보고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특히 2수장고 내엔 미술관 소장 최고가 작품이 있었다. 바로 이우환 작가의 ‘점으로부터’다. 하정웅컬렉션 기증작으로, 보험료를 포함해 현재 16억원을 호가한다.

이날 자리에선 작품 구입에 대한 설명이 이뤄졌다.

홍윤리 학예연구사는 “우리 미술관은 1년에 7억원(순수 구입 5억원·광주아트페어 구입 2억원)을 작품 구입비로 사용한다”며 “근·현대, 현대, 민주·인권 등 일정 기준에 따라 심의위원회에서 구입 작품을 결정하고 수집하는 과정을 거친다”고 전했다.

작품이 미술관 수장고에 보관되기까지의 과정과 보존·관리 방식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다.

광주시립미술관 유일 작품 보존·관리자(컨서베이터)인 윤영필 학예연구사는 “미술관에서 작품을 구입하면 고유번호를 매기고 크기, 재질에 따라 다른 수장고에 보관한다”며 “온도는 18도로, 습도는 50-60%대로 유지하고 정기적으로 작품 소독도 이뤄진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날 행사 참여자들을 위해 김종욱 작품보존수복연구소 소장이 작품 복원조치에 대한 강의도 진행됐다.

강의는 수장고 내에서 직접 작품을 보면서 이뤄졌다. 균열, 들뜸이 생긴 전화황 작가의 작품 ‘천마를 타고’, ‘춤’ 등의 실제 작품을 보면서 복원 과정에 대해 자세히 들을 수 있었다.

행사를 마치며 윤 학예연구사는 “광주시립미술관 개관 이후 최초로 일반인에게 수장고를 공개하는 자리여서 의미가 있다”며 “작품 수집과 전시도 중요하지만 수백억원대의 자산 가치를 지니고 있는 작품들을 보관·관리 데도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정겨울 기자 jwinter@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