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과 진화하는 불법촬영 주성현·영광경찰서 경무과장

2017년 10월 19일(목) 20:06

경찰청은 ‘몰카’라는 용어의 사용을 지양하고 ‘카메라 등 이용촬영죄’라는 법률용어를 사용하기로 했다.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시작된 몰래 카메라의 유희적인 느낌이 범죄의식 약화를 가져온다는 지적 때문이다.

카메라등이용촬영죄(이하 불법촬영)는 여성을 객체로 하는 젠더 폭력의 일종이다. 사회적 약자인 여성이 피해자가 된다는 점과 촬영된 영상이 유포돼 2차 피해까지 이어진다는데 심각성이 있다.

카메라 이용 촬영범죄는 단순한 호기심에 의한 ‘불법촬영’이라도 중범죄에 해당하며,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신상정보등록, 취업제한, 비자발급제한 등 사회적으로 성범죄자 낙인이 찍혀 고통을 당할 수 있는 중대범죄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카메라 등 이용촬영죄는 2006년 517건에서 2016년 5185건으로 10배가 증가 했다. 전체 성범죄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2006년 3.6%에서 2015년 24.9%로 급증했다.

불법촬영 범죄의 근절을 위해서는 일회성 처방보다는 거시적인 정책과 입법이 필요하다. 다행인 것은 새정부에서 발표한 100대 국정과제에‘민생치안 확립 및 사회적 약자 보호’가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다.

경찰청에서는 이와 같은 국정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사회적 약자 보호 3대 치안정책’을 마련하고 시행에 들어갔으며 불법촬영단속은 젠더폭력 근절분야에 포함된다.

구체적으로 3대 치안정책이란 ▲젠더폭력(성폭력·가정폭력·여성 대상 보복폭력) 근절 ▲아동·노인학대 근절 및 실종 예방 ▲학교폭력 및 학교(가정) 밖 위기 청소년 보호를 말한다. 몰카 범죄는 젠더폭력 근절 정책에 포함되어 국정과제 수행과도 직접적인 관련성이 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범죄 근절을 위해서는 단속과 함께 입법과 정책의 지원이 따라야만 한다. 단속 현장의 법집행력 확보를 위해서는 실효성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경찰청은 젠더폭력방지법, 스토킹처벌법 등 관련법 제·개정 추진 관련 관계부처와 적극 협력해 나갈 방침이다. /주성현·영광경찰서 경무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