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수능시험 이후가 더 중요하다

2017년 11월 23일(목) 18:46

포항 지진으로 일주일 연기된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전국 1천180개 수험장에서 아무런 사고 없이 치러졌다고 한다. 지진에 따른 안전문제로 1993년 수능 실시 이후 초유의 사태로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이 극심한 혼란과 고통을 겪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비록 천재지변으로 인한 불가피한 조처였다고는 하나 이를 감내한 수험생들을 생각한다면 교육 당국은 한 치 빈틈없는 준비로 2차 피해를 입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각 대학 수시 논술전형을 비롯한 대입 일정 전체가 흐트러졌다. 성적 통지를 비롯해 각 대학 수시·정시 일정 조정 등 대입 전형에 혼란이 생기거나 면접 등 전형날짜가 겹쳐 피해를 보는 사례가 없어야 한다.

수험생들 또한 수능을 치렀다고 모든 게 끝난 게 아니다. 수능 성적에 따라 대학이 결정되고 인생을 좌우할 수도 있는 것이 현실이다 보니 긴 안목에서 자신의 진로를 선택해야 한다. 성숙한 사회구성원으로 거듭나기 위해 알찬 대학생활 또는 사회생활을 설계하는 자세 확립이 요구된다.

모처럼 자유로운 시간을 갖게 될 수험생들이 건전한 자기계발, 취미생활 등을 할 수 있도록 학교와 가정의 적극적인 관심도 요구된다. 긴장이 풀리고 마음이 해이해질 때 정신과 몸 건강을 해칠 확률이 높아진다.

학부모는 자칫 나태해지기 쉬운 수험생 자녀들의 생활지도에 유념해야 하며, 설령 시험을 잘 치르지 못했다 하더라도 더 자신감을 심어주고 격려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학교도 마찬가지다. 수능 이후 정상수업 대신 자율학습으로 시간을 때우는 식의 운영을 해서는 안 되고, 좋은 프로그램으로 유익한 시간을 만들어야 한다. 특히 시험이 끝난 후 해방감에 들뜬 청소년들이 탈선행위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경우가 없도록 생활지도에 각별한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수능시험이 끝났다고 해서, 긴장감을 늦출 수 있다. 하지만, 수험생들에게 이제 또 다른 시작이다. 우리 사회가 따뜻하게 보듬어야 할 때다. 평소에 비해 더 각별하게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