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학호남진흥원, ‘남도 르네상스’ 기대 크다

2017년 12월 03일(일) 18:32

호남의 유구한 문화유산을 체계적으로 보존·관리할 재단법인 한국학호남진흥원이 10년의 산고 끝에 출범을 앞두고 있어 ‘남도 르네상스’ 시대를 활짝 열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학호남진흥원은 지난 2007년부터 문중 등 민간이 소장중인 문화유산을 수집·보존해야 한다는 여론에 따라 민선 6기 광주·전남 상생과제로 채택돼 마침내 결실을 보게 되었다. 초대 원장은 이종범 조선대교수가 공모를 거쳐 선임됐고, 사무국 등 조직이 꾸려지면 광주시 광산구 공무원교육원 내에 둥지를 마련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재단은 앞으로 고문헌·문서·서화 등 호남지역에 산재한 한국학 관련 자료 수집·조사·연구·보존 사업 등과 함께 학술 연구 및 교육, 스토리텔링 등 고부가가치 문화콘텐츠 활성화사업을 추진하게 된다.

호남지역에는 옛 선비의 문집 등 20여만 권, 고문서 15만 점, 고서화·고목판 등을 합쳐 70여만 점 이상의 사료가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그동안 관리주체가 정해지지 않아 개인·문중·기관이 소장한 자료들이 훼손되고 소멸될 위기에 있어 한국학호남진흥원 설립 필요성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다행스럽게 이번 재단 설립으로 서고나 창고에 먼지를 뒤집어쓴 채 묵혀있던 방대한 자료들이 햇빛을 보게 될 전망이다. 선현들의 지혜와 숨결이 어린 고문서가 연구자들에 의해 현대 감각에 맞게 재해석되면 ‘남도 르네상스’를 꽃피우는 문화콘텐츠로 거듭날 것으로 보인다.

초대 원장인 이종범 교수는 평생 역사연구에 몰두해온 학자로서 앞으로 한국학 호남진흥원이 안정적으로 자리잡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학호남진흥원이 선발주자인 한국학중앙연구원(경기 성남), 한국국학진흥원(경북 안동)과 차별성을 꾀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콘텐츠를 생산할 정책기획 분야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따라서 한국학호남진흥원이 호남지역 고전연구의 길잡이로서 유능한 인재를 초빙하고, 지역민이 공감하고 호응을 이끌어낼 수 있는 한국학 주제와 분야 선정에 역량을 발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