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태의 사주칼럼] 설상(舌相)

2017년 12월 06일(수) 18:28

혀는 음식과 더불어 밖으로는 호령을 하고, 다른 사람과 상대해서 의사소통을 하는 요령이나 목탁과 같은 것이다. 그런 까닭으로 신령스런 액체를 혀에서 내게 되는 것이니, 불교에서는 새벽에 일어나서 말하지 않고 침을 모아서 삼키면 좋은 약이 된다고 했다.

혀에는 뼈가 없기에 놀리기 쉽다. 뼈가 없다는 것은 혀 놀림을 절제하기 힘들다는 것을 의미한다. 혀를 길들일 수 있는 사람은 드물다. 이것은 혀가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를 보여준다. 혀는 사람을 살리는 말을 할 수도 있지만, 사람을 죽이는 말도 할 수 있다. 험담, 거짓말, 독설, 시기, 등은 모두 혀를 통해서 나오는 것들이다.

유대인의 탈무드에는 다음과 같은 격언이 있다. “한번 낚싯줄에 걸렸던 물고기는 다시 낚싯줄에 걸리지 않는데, 어리석은 인간은 입 때문에 자주 고통을 받는다.” 그만큼 입으로 인한 수많은 후회와 실수를 하면서도 말조심하기가 쉽지 않다는 뜻이다.

사람의 신체는 모두 연결돼 있다. 몸은 독자적으로 일하지 않는다. 행동의 중심은 마음이다. 마음의 상태에 따라 말하고 보고 듣는 것이 달라진다. 그 중 혀는 보이지 않는 마음을 보여준다. 지금 나의 마음 상태가 어떤지 보려면 혀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보면 알 수 있다. 혀는 마음을 그리는 펜이다. 사람들이 하는 말을 들어보면 그 사람 마음속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알 수 있다. 사람은 혀를 통해 마음 속에 있는 것이 나온다. 우리가 술을 먹거나 흥분해서 마음대로 말했다가 마음에 없는 말을 했다고 자책하는 사람을 종종 본다. 하지만 사람은 마음에 없는 말을 할 수 없다. 그냥 튀어나오는 실수의 말들은 사람의 마음 속에 잠재돼 있는 것이 나오는 것이다. 그래서 취중진담(醉中眞談)이라는 고사성어도 있지 않은가.

이러한 것을 보면 명리학에서 말하는 십신(十神)의 생극(生剋)의 원리를 보면 참으로 놀랍다. 명리학(命理學)에서는 나 자신을 비겁이라고 한다. 이 비겁에서 나오는 첫 번째가 말과 표현을 상징하는 식상(食傷)이라고 한다. 이 식상의 다음에 오는 것이 재물을 나타내는 재성(財星)이고 그 다음에 명예와 관재수를 상징하는 관성(官星)이 오며 마지막에는 목숨과 건강으로 직결되는 인성(印星)이 온다.

즉 나에게서 나오는 말이 재물을 좌우하고 그것이 명예도 주지만 형극(刑棘)을 동시에 부르며 결국에는 목숨까지 좌우한다는 내용이다. 이 같은 상생의 원리를 명리학에서는 수백년 전에 이미 체계적으로 정리돼 변할 수 없는 진리와 같은 공식처럼 만들어 놓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