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문화권에 발산마을·방직공장 포함해야

2017년 12월 11일(월) 19:01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의 핵심 어젠더에 광주 근대산업화의 생생한 현장이었던 발산마을·방직공장 일대가 포함되지 않아 재검토가 필요하다. 7대 문화권사업 연구용역을 맡은 아시아문화중심도시조성지원포럼은 지난 8일 최종 연구보고회에서 “현재의 7대 문화권 사업은 다변화하는 문화환경을 능동적으로 반영하지 못하고 시 차원의 도시공간계획이나 전략산업과 결합력이 낮아 조정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리고, 7대 문화권 중 공간적으로 인접한 문화전당권과 아시아문화교류권을 문화전당·교류권으로 통합하고, 문화경관·생태환경보존권은 시 전역으로 확대하는 5대 문화권 안을 새롭게 제시했다.

그러나 광주 산업화의 역동적인 현장이자 노동자들의 애환이 서려있는 서구 양3동 발산마을과 북구 임동 일신·전남방직이 빠져있어 광주가 가지고 있는 매력적인 역사문화자원을 제대로 조명했는지 의문이 든다. 광주의 마지막 달동네인 발산마을은 야트막한 산자락에 서민주택들이 옹기종기 모여있어 지금도 시골 풍경이 남아 있고, 골목 이곳저곳에 묵은 세월의 흔적이 들꽃처럼 피어있다.

이곳은 과거 광천공단이 가까워 저임금 공장노동자들이 살기에는 적합한 입지조건을 갖추고 있었고 반경 1km 안에 각급 학교들이 몰려있어 시골에서 유학 온 학생들이 값싸게 자취할 수 있는 곳이었다. 특히 마을 앞 광주천 건너편에는 일제시대 들어선 일신·전남방직 공장이 아직도 가동 중에 있어 숱한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다. 일신방직 공장 4만3천여평의 부지에는 1934년 공장설립 당시 지어진 화력발전소, 집진시설, 고가수조(물탱크)와 저수지, 목조공장건물 등 80년 이상된 건물과 구조물들이 산재해 있다. 또한 해방 이듬해 직원들이 세운 해방기념 국기게양대가 남아있어 근대산업유산으로서 보존·관리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발산의 최대 강점은 산 정상부의 넓은 면적이 발산공원으로 지정돼 있다는 점이다. 발산공원은 전체면적이 약 3만3천평(109,550㎡)으로 옛 서부경찰서 부지에서부터 농성동 광천초교에 이르는 긴 능선을 이루고 있다. 지금은 사라지고 없지만 구멍뚫린 철판을 엮어서 만든 뽕뽕다리는 아련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광주시는 내년에 문체부에서 추진하는 아시아 문화중심도시 조성 종합계획에 발산마을·방직공장 일대가 포함되도록 5대문화권 사업을 재조정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