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진상규명 특별법’ 반드시 제정돼야

2017년 12월 14일(목) 18:58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안(이하 5·18특별법)’이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제동으로 국회 국방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한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다. 국방위는 지난 13일 전체회의를 열어 이 법안을 심의했으나 한국당 의원들의 반대로 의결을 보류했다.

국회 국방위에는 더불어민주당 이개호 의원,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최경환 의원 등이 대표 발의한 4건의 5·18 관련 특별법안이 계류 중이다. 이들 법안은 정부 위원회 설치와 보고서 채택, 발포명령자 규명과 행방불명자 소재 확인 등 포괄적인 5·18 진상규명 내용을 담고 있다.

한국당 의원들은 이 법안이 기존 법률을 개정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법률을 만드는 것인 만큼 국회법 규정에 따라 공청회부터 열어야 한다고 주장, 결국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시켰다.

하지만 절차적 정당성을 따지는 한국당의 주장은 일종의 꼼수라는 지적이다. 한국당 경대수·이종명 의원은 지난 11일 법률안심사소위원회에서 공청회 없는 법안 의결을 양해하기로 한 바 있다. 또한 제정법의 86%가 공청회를 거치지 않고 상임위에서 의결됐는데 소위 위원들이 만든 조정안을 두고 뒤늦게 공청회 개최를 문제 삼는 것은 ‘5·18 발목잡기’라고 밖에 볼 수 없다.

공청회는 국방위 차원에서 진행하는데 이날부터 20일까지 한국당 의원들이 미국 출장길에 올라 이번 임시국회에서 공청회 개최가 어렵게 됐다. 이에 따라 5·18단체와 광주시민들이 염원해온 ‘5·18 특별법’의 연내 통과는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역시 ‘5·18특별법’ 제정의 중요성을 감안해 자유한국당이 제기할 문제요소를 사전에 차단하는 등 철저한 준비를 했어야 함에도 법안 소위의 합의통과만을 믿고 빌미를 준 게 아쉬운 대목이다.

특별위원회가 제대로 진상규명을 하기 위해서는 수사권과 기소권을 포함한 ‘5·18특별법’이 반드시 제정돼야 한다. 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절차적 문제점을 보완해 빠른 시일 내에 ‘5·18특별법’이 제정되도록 노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