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연 염색약 ‘헤나’ 부작용 속출 얼굴·목에 가려움증·발진 등 호소…외출도 못해 임후성 기자 uyear@kjdaily.com |
| 2017년 12월 14일(목) 20:19 |
“천연 염색약 ‘헤나(Henna)’로 머리를 염색한 후로 얼굴까지 피폐해져 이제는 외출도 두렵습니다.”
광주지역 일부 미용실에서 ‘헤나’를 머리 염색약으로 사용하다 가려움증이나 심한 발진 등 부작용을 겪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어 대책마련이 절실하다.
더욱이 이 같은 부작용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헤나 업체에서는 사용이전에 ‘패치테스트’를 하도록 유도하고 있지만, 일부 미용실에서는 장시간 소모되고 번거롭다는 이유로 전혀 시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여기에다 보험조차 가입하지 않은 상황이어서 부작용이 발생할 경우 고스란히 소비자들의 ‘몫’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광주에 사는 백모(63·여)씨는 지난 7월 서구 화정동 지인과 약속장소인 미용실에서 생애 처음 헤나 제품으로 염색을 했다.
백씨는 미용사의 ‘100% 천연염색’이라는 말에 현혹돼 4시간에 걸쳐 머리카락을 검정색으로 물들이고 귀가했다. 하지만 염색한지 만 하루 만에 갑자기 얼굴과 목에 가려운 증상이 시작되더니 붉은 발진도 나타났다.
당시 헤나 염색약 때문일 거라는 생각을 전혀 못한 백씨는 단순히 다른 화장품 부작용인줄 알고 인근 약국에서 연고만 처방 받아 부작용이 발생한 부위에 발랐지만 전혀 호전될 기미가 없자, 결국 대학병원을 찾았다.
병원 진단 결과, 흑색증(색소접촉피부염)이라는 병명으로 확인됐으며 더욱이 치료를 한다고 해서 나아진다는 보장도 없다는 의사의 소견을 듣고 하늘이 무너진 느낌을 받았다고 백씨는 소회했다.
여기에다 수백만원에 달하는 레이저 치료 비용도 엄두조차 못 내고 있는 실정이다.
백씨는 “이제는 얼굴과 목 전체가 착색이 돼 거울을 보면 외출하기도 두려워졌다”며 “누구에게 하소연을 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기나긴 한숨을 내쉬었다. 결국 백씨는 보건복지부에 도움을 요청할 방침이다.
지난 6일 한국여성소비자연합 광주지부에도 백씨와 같은 증상을 겪은 여성이 상담을 요청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상황이 이런데도 해당 미용실은 “천연 100%여서 제품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한국여성소비자연합 광주지부 관계자는 “분쟁의 소지가 있을 것 같다. 1차적으로는 미용실에서 머리를 했기 때문에 1차적으로는 미용실에 책임이 있다”면서 “소비자원에 피해규제가 들어갈 상황까지 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소비자들은 헤나 제품이 식물성이라는 이유로 무조건 부작용이 없을 거라 판단하지만 실제로는 검정색 제품의 경우 천연성분만으로 이뤄진 게 아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블랙헤나는 검은 색을 내기 위해 사용하는 염료인 ‘파라페닐렌디아민(PPDA)’이라는 화학성분을 천연헤나에 첨가해 만드는데, 이는 농도가 높을수록 강한 피부자극성을 가진다는 점을 반드시 유념해야 하기 때문이다. /임후성 기자 uyear@kjdaily.com
임후성 기자 uyear@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