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태의 사주칼럼] 이익(利益)

2018년 01월 17일(수) 18:57

오후 늦게 한 중년의 남자손님이 왔다. 그는 앉자마자 “요즘 손님들이 많이 떨어져서 장사가 잘 안되네요. 지금 제 운(運)이 안 좋나요?”라고 고민을 털어놨다. 이런 애기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애기지만 그가 하는 업은 장례 업이었다. 그리고 그가 말하는 손님은 죽은 사람 즉 시신(屍身)을 말하는 것이었다.

장례 업을 하는 사장의 입장에서는 죽는 사람이 많이 없어서 고민인 것이 당연한 말이지만 일반 사람입장에서는 당연하면서도 한 번 더 생각할 수 있는 얘기다. 이런 비슷한 일화를 들면서 중국의 법가 이론을 집대성한 유명한 사상가가 있다. 바로 한(韓)나라의 공자로 순자(荀子)에게 배운 한비자(韓非子)다. 한비는 이렇게 말했다. “뱀장어는 뱀과 비슷하고 누에는 애벌레와 비슷하다. 뱀을 보면 누구나 깜짝 놀라고 애벌레를 보면 누구나 징그러워한다. 그러나 어부는 맨손으로 뱀장어를 잡고 여자는 맨손으로 누에를 잡는다. 다시 말해 이익이 된다고 판단되면 누구든 용감해진다.” 그리고 그는 이렇게도 말했다.

“수레를 만드는 사람은 모든 사람들이 부자가 되길 바라고 관을 만드는 사람은 사람들이 빨리 죽기를 원한다. 그렇다고 전자가 좋은 사람이고 후자가 나쁜 사람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가난한 사람에게 수례를 팔수 없는 것처럼 살아 있는 사람에게 관을 팔수 없을 뿐이다. 사람을 증오해서 죽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죽어야만 관을 팔수 있고 그만큼 이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한비자의 기본사상이다. 처음으로 한비의 노골적인 인간관을 접한 사람은 반발심이 생길지도 모른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보면 인간사회의 진실을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철저하게 실용적이고 현실적인 사회성에 바탕을 둔 명리학(命理學)에서도 현실의 이익을 상징하는 재성(財星)은 중요한 위치에 있다. 재물의 뿌리는 먹고사는 것의 기본이 되는 식상성(食傷星)에 뿌리를 두고 있다. 먹고 사는 것을 위해서 돈을 벌기위해서는 직업의 귀천(貴賤)은 없다는 말이 된다. 그리고 이렇게 귀천이 없이 번 돈이 많아지면 명예를 상징하는 관성(官星)이 들어온다.

현재 서유럽과 미국, 대한민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들은 이윤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자본이 지배하는 경제체제다. 한비자가 말하는 이익추구, 명리학에서 말하는 재성의 기반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누구나가 근본적으로 추구하는 이윤과 이익추구, 이제는 서로가 자신의 욕심을 위해서가 아닌 각자의 이익을 위해서 더 열심히 배려하고 움직인다면 더 좋은 이상세계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