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태의 사주칼럼] 역마살(驛馬煞)

2018년 01월 31일(수) 18:32

얼굴은 모든 양(陽)의 기운이 모였다 흩어지는 곳이며, 그 중에 코는 그 얼굴의 한복판에 자리 잡고 하늘의 기를 몸속으로 받아들이는 역할을 한다. 코를 ‘신기(神氣)가 드나드는 문’이라고 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리고 코는 땅에서 나는 곡식을 받아들여 땅의 기운과 통하는 입과 짝을 이루어 사람의 근본이 된다. 즉. 입과 코는 각각 소우주인 인체의 음(陰)과 양(陽)을 이루고 있다.

이렇게 인체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코는 한의학에서 보는 기(氣)의 관념으로 봤을 때 하늘의 기를 받아들여 심장과 폐에 저장해 둔다. 특히 코는 폐의 구멍이라 할 만큼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 따라서 폐와 심장이 건강하고 제대로 작용해야 코도 아무 불편 없이 숨을 쉬고 냄새 또한 잘 맡을 수가 있다. 또한 비위, 대장, 방광 등 인체의 거의 모든 장부와 관련이 깊다. 이렇게 기(氣)를 받아들이고 순환시키는 작용을 하는 코는 그 크기에 따라서 운로(運路)에도 많은 작용을 한다.

어느 날 얼굴에 비해서 유난히 큰 코를 가진 여성이 방문을 했다. 그녀는 얼굴에 화색(和色)이 돌지 않았으며 생기(生氣) 또한 보이지 않았다. 필자는 일을 하지 않느냐고 물어보자 “결혼 전에는 굉장히 왕성하게 일을 했는데 신랑이 밖에서 돌아다니는 것을 아주 싫어해서 주부로만 있네요.” 필자는 그 말을 듣자마자 “어, 그러면 몸이 안 좋아지는데요”라고 말하니 “그러니까요, 병원에서는 큰 병이 없다고 하는데 결혼 후 항상 감기가 끊이지 않고요 지금은 우울증약도 먹고 있어요”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그녀의 사주는 양(陽)의 기운이 넘쳤고 사주에 역마지살(驛馬地煞)이 지지(地支)에 모두 깔렸다. 사주에서 살(煞)이란 것은 사이비 무속인 들이 말하는 사술(邪術)의 의미가 아니라 기운(氣運)의 특성을 표현한 것이다. 역마살(驛馬煞)은 기운의 왕성함을 표현한 것으로 역마살이 강한 사주는 활동을 해야 한다. 쉽게 말해 대륙을 뛰어다녀야 할 건강한 말을 묶어놓는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그래서 양기(陽氣)를 상징하는 코가 큰 여성들이 자신의 장점을 살리지 못하고 집에만 있으면 얼굴에 기미가 많이 낀다든지, 소화불량에 걸리고, 가슴 답답함, 우울증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모두 기운(氣運)의 조화가 틀어지면서 몸으로 반응이 나타나는 것이다.

자신의 코가 다른 사람보다 크다고 생각된다면 자신의 재능을 살려서 마음껏 세상을 누벼야 한다. 사회활동을 못하면 최소한 운동이라도 열심히 해야 한다. 그래야 타고난 양기(陽氣)의 생기(生氣)를 순환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