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남진을 정동진처럼 박성수 |
| 2018년 02월 20일(화) 18:3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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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잘 알고 있는 것처럼 넓고 푸른 동해바다를 조망하는 강원도의 정동진은 전국의 많은 인파가 모여 드는 명소로 되어 있다. 그러나 다도해를 바라보며 아기자기한 경관을 즐길 수 있는 우리 고장 장흥의 정남진은 너무 알려져 있지 않았기에 참으로 안타깝기 그지없다.
그래서 이번 설 연휴기간에는 작심하고 가족들과 함께 정남진을 찾아 보기로 했다. 77번 국도는 남해안의 리아스식 해안을 감고 돌고 있기에 아름다운 바다를 보면서 운전하는 재미가 솔솔했다. 멀리서 보이는 정남진 전망대가 이날따라 더욱 멋져 보였다.
그런데 막상 도착해서 보니 출입문이 굳게 닫혀 있지 않은가.
우리 가족 말고도 먼저 도착한 여러 여행객들이 허탈해 하는 모습을 보니 더욱 마음이 아팠다.
정동진처럼 키우고자 만든 곳이 정남진 아닌가. 그렇다면 한사람이라도 더 오게 만들어야 입소문을 타고 전국에 알려져 찾아 올 텐데 말이다. 이날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보고 싶어 했는데도 편의주의적인 발상으로 굳게 문을 닫고 있으니 답답할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 신정에는 영광의 칠산타워를 찾아 가본 적이 있었다. 백수해안도로를 달리며 가졌던 상쾌한 기분은 전망대문을 닫아 버린 바람에 싹 가시고 말았다. 툭 트인 서해 바다를 바라볼 수 없어 김이 팍 센 나머지 씁쓸함을 달래기 위해 1층 횟집에서 일행들과 소주잔을 기울였던 악몽이 되살아났다.
설이라고 서울의 남산타워가 쉬겠는가.
추석이라고 용두산공원의 부산타워가 쉬겠는가.
모처럼 고향을 찾아 온 출향인들 또한 얼마나 허탈하겠는가.
우리 고장에 명소가 생겨서 보고 가서 자랑하고 싶었는데 말이다.
행정기관에서 경직된 운영을 하다 보니 고객지향적인 사고를 갖지 못하고 수지타령, 예산타령만 하고 있지 않나 싶다. 그 흔한 알바를 쓰는 방법, 아니면 자원봉사자를 활용하는 방안도 있지 않을까. 그 많던 문화해설사도 있지 않는가.
이 날 따라 날씨는 화창한 봄날이었다. 바닷가로 산책로가 제법 잘 만들어져 있어 내려가 보았다. 그런데 말이다. 전망대 가는 길 표지판이 두 곳이나 못이 빠져 떨어져 나가려고 한다. 보아하니 꽤 오래 전부터 이처럼 볼상 사나운 모습을 하고 있나 본데, 그대로 내버려져 있으니 관리 소홀이 아니겠는가.
필자는 며칠 전 지역 방송 TV 대담에 나가서 정남진을 자랑스럽게 소개한 적이 있다.
올 2018년은 전라도 천년이 되는 해로서 전라도 방문의 해로 지정됐으며, 이 곳 정남진에서 오는 4월18일 전라도 천년가로수 길 조성기념식이 열린다고 말이다.
우리의 생각대로 정남진이 정동진처럼 많은 탐방객이 찾는 명소가 되려면 우선 무엇보다도 볼거리가 많이 만들어져야 한다.
레일바이크, 모래시계공원, 시간박물관, 조각공원, 아트월드테마공원 등 정동진에는 여러 가지 관광인프라가 갖춰져 있다는 점을 놓치지 말자.
수도권의 많은 여행자들이 접근이 쉽지 않은 정남진까지 찾아오도록 하기 위해서는 정동진 못지않은 흥미 거리가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풍부한 해산물이 있으니 금상첨화가 아닌가.
특히 해당 관청 공무원들의 경영마인드 함양도 시급한 과제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진정으로 국민의 공복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물론 열심히 노력하는 공직자들에게는 미안하지만 말이다.
아울러 많은 예산 들여 만들어 놓은 축조물들이 잘 활용될 수 있도록 시도민들도 함께 머리를 맞대는 노력 또한 절실하다고 본다. 고장이 나서 방치된 시설물들을 보면 나 몰라라 하지 말고 내 것처럼 챙기고 아껴 주자.
전라도 방문의 해 성공을 염원하면서 고언을 드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