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령시대의 ‘딜레마’ 이윤배 |
| 2018년 02월 22일(목) 18:5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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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센서스에서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0-14세 유소년 인구를 추월해 7000명이나 많아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2017년 8월, 주민등록 인구 기준으로 노인이 전체 인구의 14%를 넘어 ‘고령사회’가 됐다. 노인 인구 비율이 7% 이상이면 ‘고령화 사회’, 14% 이상이면 ‘고령 사회’, 20% 이상이면 ‘초 고령사회’로 분류한다.
한국은 고령화 사회에서 고령 사회로 가는데 17년 밖에 걸리지 않았다. 프랑스는 115년, 일본은 24년이 각각 걸렸다. 우리나라의 이 같은 급속한 고령화는 기대 수명의 연장과 출산율 하락에 기인한다. 유엔은 한국이 지금과 같은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된다면 2050년에는 노인 비율이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인구 구조가 급격히 고령화된다는 것은 노동력과 생산성 감소를 의미하기 때문에 경제 성장도 덩달아 위축된다. 특히 고령화 증가로 인해 사회 보험 같은 지출이 늘어나 국가 재정이 타격을 받게 되고, 복지기금 충당을 위해 다른 사회 구성원들이 세금을 더 내야 하는 등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 일본의 장기 불황, 잃어버린 20년은 초고령 사회로 인한 인구 구조의 변화 때문이라는 지적처럼, 저출산, 초고령 문제는 대단히 심각하다. 우리나라 역시 일본의 전철을 밟을 것으로 보여 대단히 우려스럽다.
우리나라는 8년 후인 2026년에는 초고령 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스스로 일할 수 있는 기간보다 노후를 보내야 하는 시간이 길어지는 시대에 접어든 것이다. 이 같은 시대의 변화는 우리에게 노후 미래에 대한 좀 더 치밀하고 섬세한 계획을 요구하고 있다. 따라서 노인 인력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일본 노동연구정책연구소의 후지모토 마코트 연구원은 “고령자에게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주는 것보다는 과거에 했던 일을 계속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 낫다”며 “한국은 고령자에 맞는 새 직종을 개발 중이라고 들었는데 일본에서 그 같은 연구는 27년 전에 이미 실패했다”고 말한 바 있다. 귀 담아 들어야 할 발언이다.
문재인 정부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통령 직속 기관인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6기’를 출범시켰다. 그러나 아직까지 뚜렷한 대책이나 대안 제시는 없다. 그런데 과거 정부들이 지난 11년 동안 저출산·고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쏟아 부은 돈은 110조원이 넘는다. 어마어마한 투자 대비, 성과는 극히 미미하다. 정부 홍보를 위한 일회성 정책이나 생색내기 정책으로 일관한 당연한 결과다.
이런 까닭에 문재인 정부는 혈세만 낭비하는 사탕발림의 포플리즘 정책이 아닌, 이해 당사자들이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보다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도 중요한 일은 저출산·고령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예산 확보다. 영국, 프랑스 등 선진국은 GDP의 4%를 저 출산 고령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예산으로 쓰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이들 나라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한 1%의 예산을 쓰고 있다. 그리고 프랑스처럼 ‘육아와 교육은 정부가 모두 책임진다.’는 정부 당국자들의 획기적인 인식의 전환이 있어야 한다. ‘저 출산과 고령사회’ 극복 없는 미래 청사진은 제아무리 아름답고 화려하다 해도 ‘빛 좋은 개살구’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