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병원 개인 병상 TV 철거 ‘논란’ 내달부터 1동에 설치된 500대 순차적 철거 예정 환자들 “편의 배려하지 않는 꼼수” 목소리 높여 병원측 “환자 안전관리 차원 필요한 조치” 해명 오승지 기자 ohssjj@kjdaily.com

2018년 02월 22일(목) 20:35

전남대병원이 입원 환자들에게 수년간 호응을 얻고 있는 개인 병상 TV인 ‘MOD(Medical on Demand)’를 철거키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한 환자가 병상에서 동계올림픽경기를 시청하는 모습.

전남대병원이 입원실에 설치된 개인 병상 TV인 ‘MOD(Medical on Demand)’를 철거키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병원측은 환자의 안정과 치료를 위한 선택이라고 주장했지만, 환자들은 “편의를 전혀 배려하지 않는 꼼수”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실정이다.

22일 전남대병원에 따르면 다음달 초부터 ‘병실 개인용 TV’를 순차적으로 철거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전남대병원은 지난 6일부터 병실문, 복도 게시판 등에 ‘환자진료에 지장을 주고 안전·소음문제 등의 부작용으로 부득이하게 철거한다’는 안내문을 부착했다.

전남대병원은 지난 2010년 병원 1동의 리모델링 과정에서 환자들의 개인 편의를 제공한다는 차원에서 TV 운영업체와 계약을 맺고 500대의 MOD를 설치·운영했다.

이에 병원 안내 프로그램 및 공중파 TV 프로그램 시청 등이 가능한 MOD는 입원 환자들에게 수년간 큰 호응을 얻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전남대병원측의 ‘병실 개인용 TV’ 철거 입장에 환자들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환자 A씨는 “몸이 아플 때나 고단할 때 병원에서 유일한 낙이 TV 시청이다”면서 “왜 그동안 설치해 놓고 이제는 철거 하려는지 의도를 모르겠다. 하루는 휴게실에서 환자들끼리 채널 선택 문제로 실랑이를 벌인 적도 있는 만큼 반드시 필요하다”고 귀띔했다.

환자 B씨는 “최근 병실과 복도 게시판에 병실 개인용 TV 철거 안내문이 붙어있는걸 봤는데, 절대 반대 한다”며 “병실에 TV 소리라도 들려야 힘든 병을 이겨낼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환자 C씨는 “목 통증 때문에 병실 밖으로 돌아다니기도 힘들다”며 “주로 병실에서 생활하는데, TV까지 철거해버리면 되겠냐”고 호소했다.

이처럼 환자들의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전남대병원이 이처럼 무리수를 두는 것은 환자진료에 지장을 초래하는 것 보다는 전기세나 시청료 때문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전남대병원의 MOD 운영 업체와의 계약이 올해 2월 만료된 시점으로 앞으로의 MOD 운영 여부를 결정짓는 시기였다. 또한 1년간 MOD의 운영비는 2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전남대병원은 환자의 원활한 치료와 진료, 안전이 우선시 돼야하기 때문에 조치한 것이라고 일축했다.

전남대병원은 TV 소리 때문에 서로간의 에티켓 문제가 발생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커튼을 치는 환자가 늘어 환자를 수시 체크해야하는 간호사들로부터도 민원이 제기돼 왔다고 해명했다.

또 “가끔 벽에 부착한 TV가 떨어질 때도 있어 환자 안전에 더 주의가 요구됐으며, 환자의 복지·편의를 무시한 것이 아닌 오히려 환자를 위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이어 “개인 스마트폰을 소지한 환자도 많은 만큼 TV 시청을 원하는 환자에 한해서는 휴게실의 공용 TV를 볼 수 있게끔 권고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MOD 서비스는 공동휴게실 이용 등으로 인한 병원 내 2차 감염 예방을 위한 최적의 솔루션으로 주목 받았으며, 특히 환자의 경우 다인실의 1인실화 환경을 구현, 입·퇴원 정보, 진료 및 검사 결과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등 다양한 기능을 구현하고 있다.

/오승지 기자 ohssjj@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