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적 50대, 12년만에 ‘가족품으로’ 광주 동부경찰, 소재 파악 ‘활약’ 오승지 기자 ohssjj@kjdaily.com

2018년 02월 22일(목) 20:35

경찰이 12년간 가족과 연락이 끊긴 채 홀로 지내던 50대 남성을 찾아 가족에게 되돌려 보내 잔잔한 화제가 되고 있다.

22일 광주 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해 5월31일 12년간 연락이 끊긴 형 A(50)씨를 찾아달라는 실종신고가 부산경찰청에 접수됐다.

부산 경찰은 실종자가 있을 곳으로 추정되는 광주 동구 지역을 담당하는 광주 동부경찰서로 사건을 보냈다. 사건을 받은 동부경찰서 실종전담수사팀은 A씨를 찾아 나섰다.

광주에서 서점을 운영한 A씨는 2006년 장사가 잘되지 않은 서점을 정리하고 부산으로 돌아온다는 연락을 동생에게 남긴 채 사라졌다.

A씨 어머니가 실종신고를 원하지 않아 신고가 미뤄지다 뒤늦게 형을 찾아보려는 동생의 노력으로 지난해 실종신고가 이뤄졌다.

수사팀은 과거 A씨가 살던 광주의 주거지를 찾아가 보고, 출입국 기록·통신수사 등을 통해 최선을 다해 A씨를 찾아봤지만 어디에서도 흔적은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던 중 지난해 말 광주 서구의 모 안과의원에서 A씨 흔적을 발견하고 이 기록을 토대로 실종수사팀은 지난 21일 오후 8시께 광주 북구 중흥동 한 여관에 사는 A씨를 발견했다.

A씨는 사업 실패로 서점이 문 닫게 되고, 신용불량자까지 돼 휴대전화도 없이 전전하다 가족들과의 연락이 자연스럽게 끊겼다. 처음에는 힘든 마음에 연락을 안 하다가 이제는 다시 연락할 용기가 나지 않아 기나긴 세월 동안 홀로 지낸 것이다.

경찰은 A씨의 행방을 가족에게 알려 A씨는 올해 설 명절을 12년 만에 가족들과 함께 보낼 수 있었다.

/오승지 기자 ohssjj@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