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 무료주차 노린 ‘노쇼족’ 골머리 광주, 주차권만 받고 예매취소 하루 20% 달해 3시간 무료 이용 악용…실제 이용객 큰 불편 김동수 기자 kds6400@kjdaily.com

2018년 03월 11일(일) 19:59

영화관이 들어서고 최근 ‘노쇼족(No-Show·예약부도)’이 기승을 부리면서부터 광주 시내 한 일대가 주말마다 교통대란을 겪고 있다.

광주지역 일부 영화관이 영화를 예매했다가 주차권만 받고 취소하는 이른바 ‘노쇼(No-Show·예약부도)’족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광주 모 영화관의 경우 모바일로 영화를 예매했다가 취소하는 이용객이 매일 10-20% 가량인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러한 노쇼족들이 속출하면서 주말과 휴일이면 어김없이 이곳 영화관 일대가 교통대란으로 이어져 영화관 이용객들은 물론 일반 시민들까지 큰 불편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11일 오전 광주 동구 충장로 한 영화관 일대.

해당 건물 주차장 입구부터 큰 길까지 300m 구간에 차량들이 길게 늘어섰다.

80여대 가까운 차량이 도로 한 가운데를 떡 하니 가로막고 있다 보니 진입하려는 골목 곳곳이 마비되는 가 하면, 대로면 3차로 중 1개 차선이 100m까지 심각한 정체를 빚었다.

이곳에 주차요원 4-5명이 배치돼 차량들의 원활한 흐름을 유도했지만, 밀려드는 차량들로 인해 진땀을 빼고 있었다. 주말인 지난 10일 오전에도 취재기자가 확인해 본 결과,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이곳 건물의 경우 옷가게·음식점 등도 함께 입주해 있지만 그동안 교통체증은 없었다. 하지만 지난해 1월 이곳에 영화관이 들어서면서부터 주말·휴일이면 오전부터 주차공간(240여면)이 모두 차 교통체증이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관 주차장은 비싼 요금을 받는 유료주차장에 비해 예매한 영화표만 있으면 3시간 동안 무료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기본 20-30분을 기다린 시민들 10여명을 확인한 결과, 절반 가량이 영화관을 찾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때 한 남성이 휴대폰으로 모바일 영화 예매를 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해당 남성은 “이곳 영화관 주변 길목들이 비좁고 가게들이 많아 주차할 때가 마땅치 않다”며 “올 때마다 짜증이 나는데, 영화표를 예매하고 다시 취소하면 위약금도 물지 않아 오히려 마음이 편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예매한 표만 있으면 영화관 주차장을 3시간 동안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 인근 카페를 올 때마다 자주 사용하는 방법이다”고 귀띔했다.

영화 시작 20분 전까지 예매한 표를 취소하면 위약금 없이 3시간 무료주차권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여기에다 영화표를 시간대별로 여러 장 예매해놓고 그날 사정에 맞게 골라보는 얌체족도 늘어나는 추세다.

상황이 이런데도 영화관 측은 고객관리 차원에서 위약금·벌금 등 어떠한 제재도 하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광주 한 영화관 관계자는 “현재 주차장만 이용하는 노쇼족을 막을 방법은 사실상 없어 보인다”며 “오히려 이들을 잡으려다 실제 고객들에게 피해가 생겨 불편사항을 요구하면 영화관 자체인사평가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어 어찌할 방법이 없다”고 해명했다.

한편, 광주 한 영화관은 지상·지하 주차장으로 구분돼 지상주차장은 오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2시까지 이용이 가능하고, 지하주차장의 경우에는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10시까지 이용이 가능하다. 3시간 무료 주차는 동일하고, 3시간 이후 30분당 1천원을 부담하게 된다.

/임후성 기자 uyear@kjdaily.com

/김동수 기자 kds6400@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