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 원칙 맞춰 적절한 검사·투약 중요 간이식 수술 내과·외과적 치료법 불가능시 응급도에 따라 시도 3년 생존율 85%…기증자도 1-3개월 내 정상 회복 정리=오승지 기자 ohssjj@kjdaily.com

2018년 03월 14일(수) 18:46

최근 각종 간질환을 겪고 있는 환자가 늘어나면서 간이식 수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조선대병원 장기이식센터장인 최남규 교수가 수술을 집도하고 있다.

#최근 알코올성 간염을 겪고 있던 A(56·남)씨는 간경화에 이르러 수술대에 오르게 됐다. 간기능 부전이 급속히 악화되면서 간이식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 10시간에 걸쳐 진행된 수술이었지만, 꾸준한 주치의와의 상담과 진료를 통해 호전돼 정상인과 같은 일상생활도 가능해졌다.

세계에서 간이식이 가장 많이 이뤄지는 미국 간학회 발표를 보면 간이식 수술 후 퇴원할 수 있는 성공률이 성인은 70-80%, 소아는 80-90%에 이른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뇌사자 간이식의 3년 생존율이 75%, 생체 간이식의 3년 생존율이 85% 수준으로 생체간이식의 성적이 양호하다. 간이식의 시기와 수술과정, 그 이후의 관리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수술 시기

각종 간 질환으로 고생하는 환자들 중에서 간이식을 받아야 되는 경우는 내과-외과적 치료법으로도 치료가 되지 않거나 진행성·불가역성·치사성 간질환들과 어떠한 원인에 의해 간기능 부전이 급속히 악화돼 보존적·내과적 치료로도 간기능의 호전이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이다.

내과적 치료로서 양질의 삶을 보장할 수 있다면 간이식은 마지막으로 미룰 수 있지만 간이식은 환자의 상태가 최악이 되기 전에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 이유는 환자가 8-10시간 이상이나 걸리는 큰 수술을 견뎌야 하며, 뇌사자 간이식을 기다리는 경우라면 기증자가 나타날 때까지 기다리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간세포암이 동반된 경우 암종이 기준 이상으로 진행하면 이식 후 재발률이 높아진다.

환자의 이식 결정은 의료진과 환자 및 가족의 자문에 의해서 결정돼야 하며, 이식과 관련된 모든 사항들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가족 중에 기증을 할 수 없는 경우에는 뇌사자의 장기 기증을 기다려야 하는데, 간이식은 외과에서 이식에 필요한 검사를 마치고 각 병원 장기이식센터에서 서류 작성과 상담 후 대기하면 된다.

현재는 대기자가 많고 뇌사 장기 기증자는 적기 때문에 사실은 기회가 오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간이식의 경우 환자의 응급도가 중요하기 때문에 가장 위급한 환자에게 우선으로 이식을 한다. 최근 대기자 현황은 2010년 기준 약 4천명이고 최근 1년간 뇌사 장기기증자는 250명 수준에 그치고 있다.

도움말 최남규 조선대병원 장기이식센터장 외과교수

◇간이식 방법

‘생체 간이식’은 건강한 사람 간의 좌엽이나 좌엽의 일부 또는 우엽을 절제해 환자에게 이식하는 것으로 간은 재생이 되는 고유의 특성을 가지고 있어 수술 후 1-2개월이 경과하면 충분한 크기의 간으로 자라게 된다.

수술 전 CT검사를 포함하는 여러 가지 검사를 통해 기증자의 간 기능이나 크기를 확인한 후 안전하다고 판단될 때 기증 수술을 받게 된다. 소아 간이식에서는 대개 간의 좌엽이 사용되고, 성인은 큰 크기의 우엽을 주로 사용한다. 간 절제 후 혈액 검사 상 간 기능은 1-2주 이내에 대부분 정상화되며, 간 용적은 간 절제술 후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해 수술 후 수개월 이내에 원래 간 용적의 80-100% 정도까지 회복된다. 간 기증수술 후 1-3개월 이내에 원래의 직업에 복귀할 수 있고 기증자에게는 복부의 흉터만 남을 뿐 간은 재생이 돼 원상태로 회복되기 때문에 기증자에게는 문제가 없다.

기증자 혈관의 모양이나 간의 크기를 측정해 문제가 없고 전염성 질환이 없다면(B형간염, C형간염 등) 기증을 할 수 있다. 우엽을 기증하는 경우에는 가급적 50세 이하의 기증자를 선호하고 있다.

최근 기증자와 수혜자 간 혈액형이 적합하지 않은 경우에도 간이식이 시도되고 있다. 성인은 혈장교환술과 혈액형항체를 줄이는 처치법을 시행해 양호한 이식 성적을 보이고 있고 혈액형이 적합하지 않는 두 쌍의 기증자와 환자가 있는 경우에는 기증자를 맞바꿔 혈액형을 맞추는 교환이식도 시행되고 있다.

◇수술 후 회복

간이식을 받는 경우 면역억제제를 평생 사용하는 것이 원칙이나 신체가 이식한 간에 충분히 적응하게 되면, 거부반응을 방지하는데 필요한 면역억제제의 복용량은 점차적으로 감소하게 된다.

이식 후 초반에는 면역억제제가 강하게 투여되기 때문에 몸 상태를 잘 아는 이식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안전하다. 환자 본인의 상태를 잘 아는 주치의를 선택해 지속적으로 진료를 받는 것이 도움이 된다. 대부분의 간이식 수혜자들은 정상 혹은 거의 정상에 가까운 생활을 할 수 있다. 사전 의료진과 상의를 하면 일상생활도 가능하다.

이식받은 환자는 초기에 면역억제제의 부작용인 붓는 경향 때문에 체중이 증가할 수 있으며 짠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이후 면역억제제의 양이 줄고 붓기가 빠지면 정상인과 같이 균형 잡힌 식사를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간이식을 한 환자가 10년 이상 건강하게 사는 확률이 점차적으로 늘고 있어 간이식의 치료 원칙에 맞춰 적절한 검사와 투약을 받으면 아주 오랫동안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이다. /정리=오승지 기자 ohssjj@kjdaily.com